SK텔레콤이 다음 달 도입하는 '망내할인' 요금제에 대한 역풍이 거세다.

경쟁사인 KTF와 LG텔레콤이 반대 입장을 표명한 데 이어 KT 등 유선통신 업체들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요금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은 '생색내기'라고 비판하고 있어 SK텔레콤은 요금인하를 하고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온세텔레콤 등 4개 유선통신 사업자는 26일 망내할인제 도입에 반대하는 정책건의서를 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SK텔레콤에 이어 KTF와 LG텔레콤까지 망내할인에 나설 경우 유선전화 매출 감소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망내할인 요금제는 기본료를 월 2500원 더 내면 자사 가입자 간 통화료를 50% 할인해 주는 상품이다.

KTF와 LG텔레콤은 이에 맞서 망내 통화 할인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KTF는 60~70%의 할인율을 적용하고,LG텔레콤은 아예 무료화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통신 4사는 건의문에서 "SK텔레콤의 망내할인은 유선에서 무선으로의 통화 쏠림을 촉진할 것"이라며 "이는 유선시장의 붕괴를 초래해 광대역통합망(BcN) 구축 지연 등 국가 통신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SK텔레콤의 망내할인 요금(10초당 10원)이 시외전화나 유선→무선(LM) 요금(10초당 14.5원)보다 저렴해 유선통화의 상당 부분이 이동통신 망내통화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통화료와 접속료 수입 등이 연간 8500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선 4사는 또 "SK텔레콤이 망내통화에만 원가 이하의 요금을 적용하고 기본료는 인상함으로써 앞으로 등장할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재판매사업자,후발 이통사 등을 고사시키고 결국 유선사업자를 퇴출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시 말해 SK텔레콤이 유선 가입자에게 통화할 때는 원가(분당 52원)보다 훨씬 높은 120원을 받으면서 자사 가입자 간 통화 때는 원가(분당 66원)보다 낮은 60원만 받아 통신시장을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유선 4사는 이에 따라 이동통신 지배적 사업자(SK텔레콤)의 주파수 개방 등을 우선 시행하고 이동통신 요금 구조도 다수 소비자 편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KTF와 LG텔레콤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대한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시장구조를 왜곡할 것"이라며 망내할인에 반대한 바 있다.

하지만 유·무선 사업자들의 반발에 대해 소비자 편익보다는 '밥그릇 지키기' 차원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KTF와 LG텔레콤의 경우 망내할인을 반대하면서도 SK텔레콤의 망내할인 상품에 맞서기 위해 비슷한 유형의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