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주가 전 세계 금융주의 시가총액(시총) 순위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하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건설은행은 상장 4일 만인 지난 28일 시총이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씨티그룹(2292억달러)을 웃도는 2909억달러(2조1849억위안)를 기록,세계 2위 은행에 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공상은행(28일 기준 2939억달러)이 상장 9개월 만에 씨티그룹을 제치고 시총 기준 세계 1위 은행에 오른 것을 감안하면 세계 1,2위 자리를 중국 은행들이 차지한 것이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시총은 건설은행의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278억달러에 그친다.

또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중신증권과 하이통증권의 시총도 이날 각각 426억달러와 225억달러를 기록해 세계 4위와 8위 증권사에 올랐다.

1년 전만 해도 세계 시총 10위 증권사에 중국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시총 규모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올라선 중신증권은 이미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찰스스와프 등 세계적 투자은행을 뛰어넘었다.

시총 기준 한국 최대 증권사인 삼성증권의 시총은 60억달러로 설립한 지 12년 된 중신의 1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미 월가의 은행과 증권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으로 실적 악화 및 주가 조정을 겪고 있는 반면 중국 금융회사들은 실적과 함께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는 덕분으로 풀이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