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이 들려주는 강남 아줌마 따라잡기] (4) 요즘은 어떤 고민 하나… 리츠펀드 팔까? 돈 단기로 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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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A씨(61)는 분당의 한 은행 프라이빗 뱅킹(PB)센터와 거래를 한 지 꼭 1년이 됐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보유 중이던 단독주택을 매각,손에 쥔 15억원을 PB센터를 통해 펀드 등에 분산투자해 1년 만에 11%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1년 만에 1억6000만원가량의 높은 수익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투자성적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위험 회피 차원에서 1억원씩을 투자한 글로벌리츠펀드와 유럽배당주 펀드 등이 손실을 내고 있어서다.
특히 글로벌 리츠펀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 15%에 달해 이 상품을 털고 가야 할지,계속 들고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요즘,A씨처럼 강남아줌마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재테크에 관한한 '동물적'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그들이지만,재테크 성적이 항상 'A+'를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센터를 찾아와 1시간이고,2시간이고 죽는 소리하는 고객들을 보고 있노라면,'이 사람들도 평범한 직장인과 크게 다르지 않구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현장에서 느끼는 강남아줌마들의 요즘 재테크 관련 고민거리들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뉜다.
글로벌리츠펀드에 대한 환매 여부가 첫 번째다.
전 세계 부동산 투자 열풍으로 지난해까지만해도 빅 히트 상품이었던 리츠펀드는 이제 언제 빠져나와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고약한 상품이 돼 버렸다.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에 설상가상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직격탄을 맞는 바람에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는 것.효자가 애물단지로 바뀐 격이다.
A씨의 사례에서 보듯 손실률이 연 10% 이상에 달하는 상품들이 부지기수다.
그나마 최근 한 달 정도만 놓고보면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통상 1억원 이상의 거액을 이 펀드에 투자해 놓고 있는 PB 고객들 입장에선 이미 1000만원 이상에 달하는 손실을 과감하게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두 번째 고민거리는 중국펀드에 대한 추가 투자 여부다.
이미 투자 기간이 1년 이상 된 고객들의 경우 연 수십%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리는 등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중국펀드에 가입하지 않은 예비 투자자들이다.
강남아줌마들을 주로 상대하는 동료 PB들이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중국펀드에 지금 들어가도 괜찮겠느냐"는 것이다.
중국펀드가 사상 초유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펀드 평가업계는 중국펀드를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상품으로 꼽고 있다.
'짧은 시간에 급등한 만큼 기술적인 조정이 조만간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강남아줌마들도 우려하는 사안이다.
마지막 고민거리는 확정금리 예금상품을 고를 때 예금 기간을 어느 정도로 잡을 것인가에 대한 점이다.
1년 이상 중·장기 예금상품에 돈을 넣어둬야 할지,아니면 3개월 또는 6개월짜리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야 할지 헷갈려하는 아줌마들이 많다.
현재 1년짜리 예금금리의 경우 연 5% 중반대로 3개월짜리 상품과 비교해보면 0.7%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1년짜리 예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요즘엔 이자를 덜 받더라도 3개월짜리 상품에 가입해뒀다가 필요한 시기에 언제든 꺼낼 수 있도록 유동성 확보 성향도 강한 편이다.
비록 지금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나타내 투자 판단이 쉽지 않지만,금융시장이 안정되는 대로 언제든지 '실탄'을 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자는 것이다.
PB라면 누구나 강남아줌마들의 세 가지 고민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답'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막상 고객들이 "어찌 하오리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는 게 망설여지는 것 또한 현실이다.
'투자에 대한 최종 책임은 본인이 진다'는 재테크의 원칙을 부자들 역시 잘 알고는 있지만 막상 손실을 봤을 때 나타나는 반응은 없는 돈 아껴 투자하는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로 PB 입장에서 분산투자 차원에서 권유했던 몇몇 '틈새'상품들이 큰 수익을 내지 못할 때 고객들 상대하기가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다.
하지만 풍부한 여유자금을 굴리는 강남아줌마들과 평범한 샐러리맨들과의 차이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을 때 버틸 수 있는 힘이 그것이다.
'다음번에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또 한번 찾아오면,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러나 막상 그런 기회가 찾아왔을 때 과감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위기 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내성'이 갖춰져 있는 강남아줌마들의 경우 '언젠가는 다시 오르겠지'라며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대응할 수 있다.
결국 시간이 흘러 다시 한번 '큰 장'이 펼쳐졌을 때 그 '과실'은 어려운 시기를 참고 견뎌왔던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기 마련인 것이다.
<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 파크뷰지점 PB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