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사는 정부 출연연구소로부터 관련 사업을 넘겨 받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최초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이 위성발사 사업을 통해 국가 이미지제고라는 차원을 넘어 경제적 이익을 본격 추구하고 나선 까닭이다.
실제로 미쓰비시는 국내외 발주를 통해 기상관측용 등 각종 위성을 한 해에 3개 이상,달 탐사 위성을 4~5년에 한 번꼴로 각각 쏘아올린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도 10월 말에 최초의 달 탐사 무인위성인 '창어 1호'를 발사하고 2012년에는 무인 우주선을,2017년엔 유인 우주선을 각각 달에 착륙시킨다는 목표다.
인도 또한 내년 초에 달 탐사용 '찬드라얀 1 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독무대나 다름없던 우주개발 분야에 아시아의 주도권을 노리는 일본과 중국,인도가 가세하고 나선 셈이다.
이들 나라의 달 탐사사업 추진은 경쟁 상대인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도 수백㎞의 저궤도를 중심으로 해온 우주개발의 초점이 달과 같은 우주행성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에 따라 2016년까지 수조원을 우주개발에 투입할 예정이지만 위성 발사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행성탐사나 유인 우주기술 등과 관련된 프로젝트는 단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이른바 과학기술 문명의 꽃으로 통하는 우주기술 및 산업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물론 우주탐사 사업은 천문학적인 투자에 비해 성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선진국에서조차 효용성 문제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하물며 기초기술과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하고 우주탐사에 필수불가결한 로켓개발 능력조차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우리로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주요국들이 엄청난 돈과 인력을 쏟아부으면서 달 탐사 경쟁에 끼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래비전을 제시해 국민들에게 강대국의 꿈을 갖게 하고,첨단기술 및 산업의 보고로 통하는 우주를 선점하기 위한 것임은 물론이다.
특히 달 표면의 자원개발을 비롯 무중력·초진공 등 우주 환경을 활용한 반도체와 신약개발 등은 그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아폴로 달 착륙프로젝트를 통해 3000여건의 특허를 획득하고 이 가운데 1300여건을 실용화한 게 이를 잘 증명해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도 이제는 우주개발프로젝트를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때다.
우주탐사위성을 독자적으로 발사하기 전에라도 국제협력을 통해 달이나 행성의 탐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가차원에서의 투자와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우주강국을 실현할 수 없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를 명실상부한 우주개발국에 올려 놓을 외나로도우주센터가 내년에 전남 고흥군에 완공된다.
내년 4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도 탄생한다.
우리 우주인들이 외나로도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국산 우주선을 타고 우주탐사를 떠나게 될 날이 앞당겨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경식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