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람 < 호서대 골프학과장 aramsuh@daum.net >

나는 운동선수란 말에 많은 정감을 느낀다.

물론 내가 운동선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그전부터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얼마 전 '운동선수들이 변한다'란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어느 대학교에서의 아름다운 패배…'로 시작되는 기사였다.

대학생 운동선수들이 공부를 하면서 운동을 했고,경기에서는 졌지만 의미있는 패배란 내용이었다.

또 다른 기사는 일본 어느 대학의 야구부에 관한 소개였다.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이 대학이 우승을 했다고 한다.

이 학교의 야구부는 특기생이 한 명도 없이 일반 학생으로 구성돼 있으며,수업을 듣는 것은 물론이고 시험이 있는 주에는 연습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와는 정반대로 말이다.

내 경우를 돌아봐도 운동을 하면서 공부를 등한시했고,나중에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는 경기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더 많은 격려를 해주셨고,인복이 많았는지 주위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공부했다.

그럼에도 처음엔 공부하는 내용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나중에는 이것이 저것 같고 저것이 이것 같아 어렵게만 느껴졌다.

골프도 똑같다.

처음엔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뭘 의미하는지 못 알아듣는데,시간이 흐르면서 그 말의 뜻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강단에 서게 된 지금은 학생들의 질문만 들어봐도 그 학생의 골프 핸디캡을 알 수 있게 됐다.

사람의 앞일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물론 열심히 노력만 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방법도 중요하다.

골프 국가대표 시절 외국에서 열리는 경기에 자주 나가곤 했는데,특이한 것은 학기 중에는 경기가 거의 열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대학 친선경기 때는 9홀만 플레이하고 시험이 있다고 학교로 돌아가는 팀도 있었다.

그때는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그들이 바람직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의 경우 운동선수라 해도 시험 성적이 나쁘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학교가 많다.

그렇게 운동과 공부를 같이 하기 때문에 외국 선수들은 선수생활을 마치고 나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부모라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먼저 부모들의 생각이 변해야 한다.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자녀들이 공부를 하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다는 걸 깨우쳐줘야 한다.

부모의 희망이 아이들의 희망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선택의 길이 많이 열리기를 바란다.

어쩔 수 없어서…,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어서가 아니라 꼭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