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色 태국요리 전문점을 찾아서…  매콤ㆍ새콤ㆍ달콤 태국에 중독되다
태국 음식은 중국과 인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태국 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타이족은 중국 윈난성 일대에서 살다가 인도차이나 반도로 남하했다.

그 영향으로 중화풍의 국수류와 기름진 요리가 발달했고 인도에서는 '커리'요리가 들어왔다.

태국 음식은 입안이 얼얼해질 정도로 맵지만 먹고 나면 뒷맛이 개운해 매운 맛을 즐기는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조리법도 비슷하다.

우리 음식에 마늘 간장 고추 젓갈 등이 빠지지 않듯이 태국 요리에는 액젓이나 고추 등이 소스로 활용된다.

다만 더운 지방이다보니 살균 작용과 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우기 위해 각종 향신료를 첨가한 것이 낯설게 느껴진다.

국내에 문을 연 태국 레스토랑들은 향신료를 억제하고 맛을 순화시켜 한국사람의 입맛에 맞추려는 시도를 한다.

향신료가 싫은 사람은 주문할 때 미리 말해주면 된다.

그러나 진정한 태국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어설픈 '퓨전'보다는 현지식으로 강하게 해달라는 것이 낫다.

태국 음식을 보고 어떤 종류인지 구별하려면 음식 뒤에 붙는 단어를 보면 된다.

'팟(phad)'은 '볶음'을 뜻하고 '얌(yam)'은 '무침'이란 말로 샐러드 종류에 붙으며,'톰(tom)'은 '끓이는' 찌개 종류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팟타이'는 볶음국수를,'얌운센'은 가느다란 면 무침,'톰양꿍'은 새우를 넣은 찌개를 뜻한다.

서울 시내의 가볼만한 태국 레스토랑 세 곳을 소개한다.

◆부다스 벨리(Budda's belly)

최근 식도락가들 사이에 주목을 받고 있다.

'부다스 벨리'는 '부처님의 배' 정도로 풀이되지만 정확한 뜻을 가진 것은 아니다.

두 곳에 있는데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작은 식당은 '스몰 부다',이태원역 해밀턴호텔 뒤편의 큰 식당은 '빅 부다'라고 부른다.

단골들은 '빅 부다'가 다소 부드러운 맛이라면 '스몰 부다'는 더 현지식에 가깝다고 평한다.

가격은 '빅 부다'가 좀 더 비싸다.

애피타이저로는 바삭한 피 속에 양배추 당근 당면이 들어있는 '스프링롤'(5000원)이 입맛을 돋워준다.

샐러드로 나오는 '얌운센 탈레'(1만4000원)는 매콤한 맛이다.

새우와 갑오징어의 씹히는 '치감'에다 소스에 버무러진 버미셀리(가느다란 쌀국수)와 야채가 조화를 이룬다.

태국 요리 가운데 스페인의 부야베스,중국의 삭스핀과 함께 세계 3대 스프로 자리잡은 '톰얌꿍'(1만4000원)을 빼놓을 수 없다.

톰양꿍은 닭육수를 베이스로 해서 만든다.

거기에 '갈랑갈'이라고 불리는 생강과 라임잎,그리고 태국음식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레몬그래스를 넣는다.

이어 버섯과 태국 고추인 '프릭키누'를 추가하기도 하고 '칠리 페이스트'를 넣기도 한다.

설탕 간장 피쉬소스 레몬쥬스 등으로 간을 한 뒤 새우 토마토를 넣으면 완성된다.

톰양꿍은 매우면서도 신맛으로 뒷맛을 잡아주며 깔끔한 느낌이 나야 한다.

맵거나 시기만 하다면 실패작이다.

'커리'도 잘한다.

인도식 커리는 걸쭉하지만 태국 커리는 묽다.

'그린 커리'(1만1000원)는 단골들 사이에 반드시 먹어야 할 필수 메뉴로 꼽힌다.

코코넛 밀크가 첨가돼 크리미하면서 달콤한 맛이 나는 '페낭커리'(1만2000원)도 일품이다.

취향에 따라 소고기나 두부를 올려먹는다.

커리는 밥을 곁들여 먹어야 한다.

한국이나 일본쌀처럼 끈기가 있어 잘 뭉쳐지는 '자포니카' 품종이 아니라 밥알이 이리저리 흩어지는 '안남미'를 사용한다.

면 요리로는 '팟타이'(9000원)가 대표적이다.

팟타이는 딸려나오는 땅콩가루와 레몬즙을 위에 뿌려주고 절인 고추와 숙주나물,부추를 곁들여 먹는다.

옵션으로 두부를 택해 올리면 금상첨화다.

팟타이는 면이 금방 퍼지므로 나오자마자 먹어야 한다.

◆애프터 더 레인(After the rain)

품격있게 태국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종로구 안국동 정독도서관 근처와 청담동에 있으며 각종 비즈니스 모임에 적합하다.

3色 태국요리 전문점을 찾아서…  매콤ㆍ새콤ㆍ달콤 태국에 중독되다
국내 태국 레스토랑들의 메뉴가 편하고 저렴하게 먹는 서민 음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면 이곳은 상류층에서 즐기는 세련된 요리들을 즐길 수 있다.

'도미찜'(3만4000원)은 중국 요리인 '가루파'요리를 연상시킨다.

재료의 영양분과 진미를 그대로 맛볼 수 있다.

태국 요리에서 한국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요리인 '푸팟퐁커리'(2만원)도 좋다.

소프트쉘 크랩에다 옐로우 커리,계란을 풀어 만들었다.

국물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밥은 안남미 중 최상품인 '재스민'을 사용해 '재스민 라이스'라고 붙여 놨다.

이곳의 '모듬 스프링롤'(1만4000원)은 반드시 맛보라고 권하고 싶다.

커리,게살,다진 돼지고기들을 속에 넣어 바삭하게 튀겼다.

요리들은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춰서 나오므로 현지식을 원한다면 주문할 때 미리 말해야한다.

여기서는 와인과 함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와인 다이닝'이 가능하다.

와인 리스트를 갖추고 있는 거의 유일한 태국 레스토랑이다.

태국요리와 와인의 접목은 참신하지만 자극적인 요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스프링롤이나 볶음국수,태국식 스테이크 등이 적합하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파타 브레드'와 소스에도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커리와 돼지고기를 결합한 소스의 인기가 높다.

오후 9시 이후부터 새벽 2시까지는 와인바로 변한다.

◆핑크 스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앞에 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분홍빛으로 멋을 내 일단 분위기로 먹고 들어가는 곳이다.

샐러드 '얌운센'(1만8000원)은 땅콩의 고소한 맛과 라임,남플라(액젓) 등으로 버무러진 시큼한 야채가 입안을 자극한다.

'톰양꿍'(1만8000원)은 맑게 나온다.

해장국 비슷하게 걸쭉한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

보기와 달리 그 맛은 킥복서들의 매운 펀치를 맞은 듯 얼얼하다.

톰양꿍과 함께 태국사람들이 즐겨먹는 수프 '톰 까 까이'(1만6000원)도 잘한다.

'톰 까 까이'는 코코넛 밀크가 첨가돼 국물이 하얗다.

푸 팟 퐁 커리(2만8000원)는 게 대신에 소프트쉘 크랩을 사용했다.

소스에 버무러진 연한 크랩을 씹는 맛이 좋다.

공기밥을 비벼 먹어도 된다.

요리마다 튀긴 쌀국수로 장식해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태국식 볶음밥인 '카오 팟'(9000원∼1만4000원)에는 닭고기나 돼지고기,소고기,해산물을 토핑으로 선택할 수 있다.

태국 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