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로직스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제너시스투자자문이 파워로직스가 자사주를 백기사에게 처분키로 한 것에 대해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제너시스투자자문은 28일 파워로직스의 자사주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중훈 제너시스투자자문 이사는 "파워로직스가 자사주를 헐값에 다른 회사로 넘긴 것은 명백한 배임 행위"라며 "변호사와 상의해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너시스투자자문은 지난해말부터 파워로직스 지분을 사들였으며 지난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제너시스측은 파워로직스 지분 11.6%(151만8856주)를, 기존 최대주주인 이명구 대표이사는 9.23%(120만7916주)를 보유하고 있다.

파워로직스는 전날 자사주 201만1437주(15.36%)를 전략적인 투자자에게 처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파워로직스가 제너시스의 공격에 맞서 백기사를 영입키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사주의 경우 의결권이 없지만 백기사에게 넘길 경우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닥상장사인 아즈텍WB가 파워로직스 자사주 137만주(10.47%)를 106억8600만원에 취득키로 했다. 아즈텍WB 관계자는 "단순 투자목적으로 파워로직스 지분을 매입했다"면서도 "파워로직스가 희망할 경우 경영참여도 할 수 있다"고 말해 백기사 역할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다른 자사주 지분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초 자사주가 두 개의 코스닥 기업으로 넘어갈 것으로 알려졌지만 남은 자사주 지분이 크지 않기 때문에 공시 의무 적용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너시스측이 자사주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는 것은 파워로직스의 자사주가 백기사에게 넘어갈 경우 현 경영진의 의결권이 24.59%로 크게 늘어나, 사실상 적대적 M&A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너시스는 파워로직스의 현 경영진들에 대한 법적 공세도 벌일 계획이다. 박 이사는 "자회사들에 대한 투자가 투명하게 집행됐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회계장부를 열람해 추가적으로 배임 혐의가 있는지 철저히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파워로직스가 백기사와 이면 계약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경영권 분쟁에서 백기사가 나타날 경우 보통 해당 기업과 상호지분교환 등의 형태로 경영권을 방어하지만, 파워로직스와 같이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는 백기사에 넘긴 지분을 향후 비싼값에 사주는 것과 같은 이면계약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