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서 '즐거운 테라스'란 상호로 맥주전문점을 하고 있는 김승현(35)입니다.

해외 맥주전문점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바텐더,점장 등으로 4년간 근무하다 내 사업장을 차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본사에서 매장을 위탁받아 운영해본 경험도 있어 맥주전문점은 제게 친숙한 업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자신감에 충만한 채 창업했지요.

지난해 6월 가게를 열었습니다.

개업 초기에는 월드컵이 열리던 때라 월 매출이 3000만원 이상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말부터 월 매출이 2000만원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창업 비용은 모두 2억7000만원 들었습니다.

보증금 1억원에 권리금 1억원,시설비 7000만원이 구체적인 내역이죠.이 중 1억원은 대출금이어서 현재 매달 300만원씩 부채를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며 실평수 50평 매장에 총 102석의 자리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중 매장 내부에 90석,매장 외부 테라스에 12석을 만들었지요.

종업원은 주방에 1명,홀에 아르바이트생 2명을 쓰는데 한 달 인건비로 300만원 나갑니다.

이 밖에 식재료비 600만원,임대료와 관리비 485만원,수도광열비 230만원 등을 제하면 남는 게 없습니다.

초기 자본이 부족해 지인이나 친구,주류업체 대출 등 다양한 경로로 차입금을 끌어다 쓴 게 지금의 어려움을 초래한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

한때는 점심시간 매출을 올려보려고 한식 뷔페를 시도해 보았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개업 초기 수준인 한 달 3000만원 정도로 매출이 회복된다면 가게가 정상 운영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방안이 없을까요.

-----------------------------------------------------------

안주값 확 낮추고

피처 반값행사로 단골 확보를

상권과 입지는…마포역 부근 황금상권

맥주집 80여곳 운집

이 가게는 마포 오피스상권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는 웨스턴 스타일의 맥주전문점입니다.

'범 마포역 상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마포역세권은 그야말로 황금상권에 속합니다.

주거·상업·유흥기능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상권이라고 할 수 있지요.

주물럭고기,돼지갈비,해물탕,영양탕 등 특색있는 먹거리의 본거지입니다.

아직까지 연탄구이로 대표되는 아날로그 문화가 통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외형적으로 마포역 상권은 맥주전문점의 입지 조건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풍부한 오피스 인구와 600여개에 달하는 음식점(1차 장소),각종 유흥업소(3차 장소) 등에 둘러싸여 맥주전문점은 2차 장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곳입니다.

비록 마포로에서 5분 정도 들어온 이면도로변에 있지만 매장 규모를 감안하면 큰 문제는 아닙니다.

마포로 건너편 도화동 상권에 비해 주거인구 규모가 작고 아파트 비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3만여명에 달하는 오피스 인구만으로도 서울 지역 메이저급 오피스 상권으로 꼽힐 만합니다.

오피스 상권의 특성상 평일보다 주말 매출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단점입니다.

오피스 상권이라고 하면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대중적 아이템으로 맥주점을 꼽기 때문에 동일 업종 업소가 무려 80여개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것도 부담입니다.

가게의 문제점은…고급스런 매장 역효과

과도한 차입금도 부담

웨스턴 스타일의 맥주점은 소비자들에게 심리적으로 다소 부담을 주는 게 사실입니다.

내부 장식과 어두운 조명 등이 호프집이라기보다 고급스러운 바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바 분위기에 걸맞게 맥주나 안주 가격도 비싸다는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 주 고객층이 30~40대라는 점이 비싼 가게라는 방증입니다.

바 스타일의 호프점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른바 감성세대의 아지트이므로 가격도 고객층에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유동인구를 끌이들일 만한 저가의 미끼상품이라도 개발해야 하는 것입니다.

개점 초기에 맛을 잡지 못한 점도 문제입니다.

유명 호프집 주방장을 채용했지만,상권의 특성을 무시한 레스트호프(레스토랑+호프)식 메뉴 구성은 마포역 상권의 아날로그 문화와 불균형을 이룬 것으로 보입니다.

맥주점은 으레 분위기로만 승부를 거는데,그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차라리 치킨이나 골뱅이,소시지요리 등 메인 메뉴를 차별화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개업 초기에 적극적인 홍보 판촉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도 문제입니다.

다양한 멤버십 혜택과 지속적인 이벤트,보는 즐거움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매장내 광고물(POP),카페나 블로그를 활용한 마니아와의 의사소통 노력이 거의 전무했다는 것은 과거 경험을 살리지 못한 패착으로 보입니다.

개선방안은…안주 구조조정

세트메뉴 개발로 20ㆍ30대 직장인 잡아야

우선 목표 고객 설정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매장 분위기로는 주 고객층이 중·장년층인지,아니면 20~30대의 신세대 직장인인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분위기만으로는 후자인데,상품 가격이 너무 높고 매장 분위기도 생동감 없이 무거워 젊은 발걸음을 유인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어차피 모든 연령층을 끌어들일 수 없다면 어느 한쪽을 집중 공략하는 마케팅 전술을 구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객단가 조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본 안주가 최소 1만원 이상인데,이를 고쳐 5000원에서 1만원 사이의 중·저가 안주로 재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상품 단가를 내릴 필요는 없고 적정 가격대에 메인 메뉴 두세 가지를 집중한다면 원가 절감과 규모의 경제 원리에 따라 충분히 고객만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매장 분위기를 좀 더 밝고 경쾌하게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배너 현수막이나 포스터 등을 활용한다면 보는 즐거움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요일별 추천 안주나 시간대별 할인서비스 등 손님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의 지속적인 이벤트를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가게가 할 만한 이벤트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달에 두 번 피처킹·피처퀸 선발대회를 여는 방안입니다.

피처킹은 5000cc,피처퀸은 3000cc를 단숨에 마시는 사람이 차지하는 것입니다.

킹이나 퀸에 선발된 사람에겐 가게에 올 때마다 피처 하나를 무료 제공합니다.

참가자들에게도 피처 가격을 50% 할인해 줍니다.

추가 매출을 올리기 위한 '1+1' 마케팅을 도입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밤 9~10시 등 고객이 빠져나갈 시점을 정해 피처 하나를 주문하면 하나를 공짜로 제공하는 전략입니다.

개업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단골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큰 문제입니다.

안주에 대한 개선도 뒤따라야 합니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떨어진 이유도 인근에 맛있기로 소문난 치킨호프점으로 손님들이 몰렸기 때문입니다.

고객 만족도가 높은 메인 메뉴 두세 가지를 집중 개발하거나 리뉴얼해 조리 전문가들에게 검증받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술이나 안주류 양을 줄이고 가격은 내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선 생맥주는 현행 680cc,3500원을 500cc,2500원으로 조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1만5000원인 탕 요리도 9900원으로 내리는 게 바람직합니다.

인기 없는 메뉴는 과감하게 없애는 게 재고관리와 비용절감에 효과적입니다.

대신 알차고 푸짐한 세트 메뉴를 새로 도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소주와 어울리는 테라스 세트 메뉴를 '볶음류+무침류+모듬전+탕'으로 하고,맥주에는 테라스 세트 메뉴를 '튀김류+무침류+소시지+샐러드' 등으로 묶어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방안도 검토할만 합니다.

[ 컨설팅에 도움주신 분 ]

최재희 연합창업컨설팅 대표 / 박민구 맛깔컨설팅 본부장 /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 기영환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중기청ㆍ한경 공동 자영업 컨설팅]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 추진합니다.

고민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변호사,회계사,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접수는 한경 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02-514-4855)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