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 여파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달러는 2002년 이후 대세 하락 기조인데 이는 세계 경제의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시사해 왔다.

우선 달러 약세는 세계 경제에서 미국 경제,특히 미국의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음을 뜻한다.

달러 지수 추세와 세계 전체 GDP(국내총생산)에서 미국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일치해 왔음이 이를 증명한다.

이는 달러 약세가 미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낮추고 수입물가를 상승시켜 과잉 소비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소비가 계속 팽창하는 것은 길게 보면 세계경제의 위험 요인인데 달러 약세는 이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한 비(非)미국 경제의 확장세가 과거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이 강했던 점도 달러 약세를 가속화시켰던 원인이다.

이처럼 세계 경제에서 미국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금융시장에서는 비달러 자산의 부상으로 이어져 왔다.

대표적인 예가 유로화 강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이런 변화는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와 같은 이머징마켓 증시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바로 IT(정보기술)와 자동차 같은 주요 수출업종의 부진 현상이다.

반대로 철강 화학 등 원자재 관련 업종 경기는 상승 추세를 보였다.

이는 원자재 등 비달러 자산의 상승이 배경이었다.

달러 약세가 어느 수준까지 이어져 원·달러 환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시점이다.

<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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