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말 삼성전자 시가총액(시총)은 109조1000억원(우선주 포함)으로 한전 포스코 현대차 하이닉스 SK텔레콤 KT 등 6개사를 합친 금액(107조7000억원)과 비슷했다.

이들 6개사는 내로라하는 한국 대표기업으로,당시 모두 시총 상위 10위권에 포진돼 있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2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시총 2위인 포스코와 3위인 현대중공업만 합치면 91조원으로 삼성전자(94조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의 시총 합은 1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의 30%에 불과했다.

또 건설 3사(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F LG텔레콤),유통 3사(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의 시총 합은 각각 26조7000억원,26조1000억원,25조8000억원으로 비슷하다.

1년 전에 비해 건설업체들의 약진이 돋보이는 것으로,중동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IT(정보기술) 붐의 대표주자인 포털 2강(NHN,다음)의 시총은 11조원으로,증권 2강(삼성,대우)의 10조9785억원과 맞먹는다.

또 주가가 급등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54조5000억원)는 포스코(58조7000억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기업 가치에 대한 이 같은 상대 비교는 최근 증시 기상도가 급변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급격한 기업가치 변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각양각색이다.

과도한 '쏠림' 현상이라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시대흐름을 반영한 당연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가 삼성전자 오너라면 포스코·현대중공업 패키지와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가재평가 바람에 편승해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가치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의 부상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시장 급성장이라는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징표"라며 "정당한 가치평가"라고 진단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시총을 비교하면서 나름의 판단 기준을 갖고 투자 매력도를 점검해 나가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