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맞은 예비 신랑의 최대 고민은 어지간한 샐러리맨 월급으로는 엄두도 못 낼 집값이다.

그 다음은 ? 패션에 민감한 감각적인 남성이라면 결혼식장에 입고 들어갈 예복도 고민 목록에 반드시 포함돼 있을 것이다.

'예비 신부 드레스 입어보러 갈 때 그냥 아무거나 빌려? 백화점에서 내가 직접 고르면 나중에 비즈니스 웨어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신부 '들러리'임을 포기하고 나만의 스타일로 결혼 예복을 준비하고자 하는 예비 신랑들을 위해 올 가을 유행할 예복 트렌드를 살펴봤다.

◆과감하게 허리 실루엣 살린 스타일이 대세

실루엣을 강조한 정장 열풍은 예복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은미 로가디스 디자인 실장은 "비싼 신사복일지라도 넉넉한 사이즈를 입으면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움이 떨어진다"며 "예복으로서의 수트는 평소보다 멋지게 코디해야 하는 만큼 몸에 꼭 맞게 입어야 스타일이 잘 살아난다"고 조언했다.

3버튼 수트보다는 단추 위치를 약간 높인 2버튼 수트나 V존이 깊은 원버튼 수트가 각광받고 있다.

이 밖에 픽트 라펠(컬러 아래의 깃인 라펠을 뾰족한 모양으로 위로 올린 것)을 사용하거나,포켓과 라펠의 테두리 부분에 새틴(Satin) 등의 광택 소재를 덧대 포인트를 준 수트 등 세부 장식에서 변화감을 준 제품도 나와 있다.

'숄 칼라'(Shawl Collar,목부터 가슴 앞쪽까지 꺾이지 않고 하나로 이어진 옷깃) 등 턱시도의 특징을 살린 제품도 이번 기회에 마련해 두면 나중에 파티 등 화려한 옷차림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방유정 마에스트로 디자인 실장은 "색상으로는 기존에 예복으로 각광받던 네이비나 그레이 계열의 수트도 좋겠지만 원단에 조직감이 느껴지는 블랙 수트도 '세레모니 수트'의 개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가을 예복을 겨냥해 출시된 제품으로는 로가디스 스타일 수트(Style suit)의 꾸뛰르(Couture) 라인(112만∼124만원),마에스트로 블랙 컬러의 픽트 라펠 수트(85만원 선),갤럭시 GX Line(75만∼85만원),TNGT 턱시도 스타일(38만∼55만원) 등이 있다.

◆코디법

예복을 세련되게 연출하려면 흰색의 드레스 셔츠에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실버나 화이트 등 밝고 광택감이 있는 색상의 타이를 함께 매치하면 된다.

여기에 타이와 동일 계열의 색상의 포켓치프를 함께 활용해 격식을 차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셔츠는 목이나 커프스(소매 끝) 부분의 단추가 듀엣 버튼(단추 두개가 나란히 배열되어 있는 방식)으로 처리된 것이 보다 격식있는 느낌을 준다.

타이는 스트라이프 수트에는 아이보리나 크림색 등 따뜻한 느낌이 나는 것을 매면 세련된 느낌이 나며,실버톤의 타이도 고급스럽고 깔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솔리드 패턴의 수트에는 멀티 스트라이프 타이를 매면 포인트를 줄 수 있다.

블랙 턱시도 수트엔 화이트셔츠에 실버나 골드톤의 타이를 매치하면 공식석상에 잘 어울리는 훌륭한 세레모니 수트가 된다.

이때 타이를 슬림한 것으로 매치하거나 핀 턱(Pin Tuck) 칼라 셔츠를 입고 보 타이(Bow Tie,나비 넥타이)를 매면 예복으로 충분하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