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조정 없는 고속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8일 사상 최고가인 5552.30으로 장을 마쳤다.

상하이지수는 2005년 말 1169에서 2006년 말 2675로 1년 동안 128% 올랐다.

올 들어 상승률도 107%나 된다.

2005년 이전 장기간 횡보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전병서 한화증권 리서치본부장(전무)은 "중국의 주가 상승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주가도 고평가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 이후 중국의 기업과 경제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지낸 전 전무는 국내 증권업계 최고의 중국 전문가로 꼽힌다.

올해 초에는 칭화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전 전무는 "중국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5∼40배나 되지만 PER 13배 수준인 한국 기업에 비해 고평가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 기업의 이익성장률이 60%에 달한 다는 점을 들었다.

또 금리는 3%대로 우리의 절반 수준이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12%대로 우리보다 3배 가까이 높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국 기업에 비해 최소 3∼4배의 'PER 할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 전무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수가 100대에서 1000까지 약 8배나 오른 1985∼1989년이 요즘 중국과 유사한 시기였다"며 "중국의 지금과 같은 모습은 최소 5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올림픽 후유증'(중국 경제가 올림픽 후 침체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올림픽 후 중국의 설비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중국을 너무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오히려 올림픽을 계기로 국가 및 기업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중국 경제 전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고성장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근거로 실업문제를 들었다.

전 전무는 "중국의 역대 정권이 역사적으로 300년 이상을 못 넘긴 것은 실업으로 인한 유민들의 반란 때문이었다"며 "이 같은 점을 잘 알고 있는 중국 정부는 실업문제 해소를 최대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경제에서 GDP 1% 성장은 약 10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갖는다.

매년 대학 졸업 인력이 450만명에 달하고 시골에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오는 인력도 500만∼1000만명에 이른다.

따라서 이런 인력들에게 일자리를 공급하려면 지금과 같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 전무는 "우리 증시도 최소 2∼3년 동안은 중국의 '후광효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관련주인 HP(현대중공업 포스코)가 KS(국민은행 삼성전자)를 압도하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3년 내 자본시장을 개방하게 되면 국내 증시에 투자될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한국 기업들은 차이나달러의 인수·합병(M&A) 위협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해 한국 자본시장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전병서 한화證 리서치본부장 >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