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타 대학 출신 신입생 쿼터가 로스쿨법상 기준인 '3분의 1 이상'이 아닌 '2분의 1 이상'으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타 대학 쿼터를 2분의 1 이상으로 높여야 로스쿨 인가 심사에서 감점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이 타 대학 쿼터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법대 고위 관계자는 30일 "로스쿨 인가 심사에서 감점당하지 않기 위해 로스쿨 신입생 중 타 대학 학생의 비중을 법적 기준인 3분의 1에서 2분의 1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로스쿨 인가를 무난히 받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감점이 누적될 경우 이변이 생길 수도 있다고 판단,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용역을 받아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이 마련한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 분야 설치인가 심사기준 연구' 안에는 로스쿨 인가를 결정하는 평가 항목과 배점 등이 명시돼 있다.

이 연구용역안에 따르면 총 1000점 만점 중 타 대학 출신자 쿼터가 차지하는 점수는 25점이다.

타 대학 출신 신입생을 3분의 1로 확정할 경우 이 항목에서 10점밖에 받을 수 없다.

만점을 받으려면 전체 모집 인원의 50% 이상을 타 대학 출신으로 채워야 한다.

학진 측은 연구안에서 "법률안에는 '3분의 1 이상'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로스쿨 학생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법률안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법령에서 정한 '3분의 1'을 하한선으로 하고 이보다 비율을 높일수록 가산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가 이같이 결정함에 따라 로스쿨 인가를 희망하는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2점 차로 인가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인 만큼 모험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이승우 성균관대 법대 학장은 "학진의 방안이 확정될 경우 '2분의 1 이상'이라는 기준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홍복기 연세대 법대 학장도 "아직 최종 인가 기준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지만 다른 부문의 점수가 나쁘다면 2분의 1 이상으로 타 대학 신입생 쿼터를 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본교 출신 신입생을 절반 이하로 뽑는 것으로 입학 전형이 확정될 경우 로스쿨 입시에 일대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적 한계 정원인 150명의 신입생을 확보한 로스쿨도 본교 학부 출신은 75명까지밖에 선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서울대 등 '빅3' 대학은 학교 내 로스쿨 경쟁률만 10 대 1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우 학장은 "서울 명문대 출신 로스쿨 지원자들이 지방 로스쿨로 몰려들어 로스쿨을 유치한 지방대 학부 출신 지원자들의 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기수 법학교수회 회장(고려대 교수)은 "법적 기준을 충족하면 만점을 주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이태훈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