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대부업체에 수천억원을 대출,사실상 전주(錢主) 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이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46개 저축은행이 120개 대부업체에 3616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110개 저축은행의 절반가량이 대부업체에 돈을 대고 있는 셈이다.

서울 A저축은행은 18개 대부업체에 513억원을 대출,대출규모에서 1위를 차지했다.

A사는 자산규모가 6000억원대로 자산대비 대부업 대출 비중이 7%를 넘는다.

자산규모 9000억원대인 서울의 B사는 484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인천 C사(자산규모 7000억원)가 441억원으로 3위,서울의 D사(자산규모 2조원)가 330억원으로 4위였다.

이들 저축은행이 연 평균 11.3%의 금리로 대부업체에 대출해주면 대부업체는 66%의 금리를 적용해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서민대상 소액신용대출 취급규모는 2002년 말 2조8000억원에서 2006년 말 1조1000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저축은행들이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보다 직접 서민대출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동일인 여신한도를 넘으면서 대부업체에 대출해준 경우가 없고,대부업 대출이 저축은행 업계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가 안 돼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