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아스팔트 자회사 홍콩 상장추진] 글로벌 자금조달 … '대륙공략'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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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과 비즈니스 확대에도 도움
SK에너지가 중국 아스팔트사업을 총괄하기 위한 자회사를 중국에 설립하고, 이를 홍콩 증시에 상장키로 한 것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아스팔트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나가기 위해서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상하이국제무역박람회 △서부 대개발 등 빅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아스팔트 수요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SK는 내다보고 있다.
◆왜 홍콩 증시에 상장하나
SK에너지가 중국 내 아스팔트사업만을 따로 떼어내 별도 법인을 만든 뒤 홍콩 증시에 상장키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원활한 글로벌 자금조달 때문이다.
아직까진 현지 자회사의 자본금과 주식수 등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중국내 사업 규모로 추정컨대 상장 차익(주식발행초과금)이 상당할 것으로 증권가에선 내다보고 있다.
SK에너지는 자회사 지분 중 30~50%를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실탄이 풍부해지면 현재 10개인 중국내 가공공장 수를 3년내 30개로 늘리고, 관련기업의 인수·합병(M&A)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 상장하면 또 서구식 금융시스템에 '차이나머니'라는 거대 자본과 조우할 수 있어 그룹 입장에선 새 비즈니스환경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홍콩 증시는 다른 이머징 마켓과는 달리 확연히 차별되는 선진 주식시장이기 때문에 상징성이 매우 클 것"이라며 "특히 홍콩 증시에 몰려 있는 중국 기업들과의 사업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에너지의 실무진은 이미 홍콩의 해외 기관투자가들과 미팅에 나서는 등 상장 준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슈퍼팔트'로 中 덮는다
SK에너지의 아스팔트 생산 규모는 연간 200만t(5000여억원) 정도다.
이중 해외 수출 물량은 140만t에 달하며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된다.
중국 아스팔트 시장의 50%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1993년부터 아스팔트를 수출해온 SK에너지는 2000년 50만t에 이어 지난해에는 130만t을 중국에 수출했다.
지금까지의 누적 판매량만 800만t.이는 마오쩌둥이 걸었던 1만2500km '대장정' 구간 위에 4차선 도로를 여덟 번이나 깔 수 있는 물량이다.
SK에너지가 중국 아스팔트 시장을 선점한 것은 기온 편차가 큰 중국에서 어떠한 환경에도 녹지 않는 고급 아스팔트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슈퍼팔트'다.
SK에너지는 이 같은 고급 아스팔트를 바탕으로 중국 내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에 홍콩 상장을 앞둔 중국 아스팔트사업 자회사를 통해 기존 아스팔트 제조·판매 네트워크와 저장성(浙江省) 아스팔트 물류기지 등을 묶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아스팔트사업 자회사 설립 및 홍콩 증시 상장을 계기로 시장점유율을 7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중국내 총괄 회사가 생기면 한국에서 수입해 가는 물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