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이머징마켓(신흥증시)의 강세현상이 뚜렷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9월 말까지 107% 오른 것을 비롯해 이머징마켓 주가는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선진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신흥증시 중에서도 특히 아시아 이머징마켓이 상승률 상위 자리를 독식하고 있다.

달러 약세로 인해 비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아시아 경제의 팽창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이머징마켓 강세 뚜렷

MSCI이머징 25개국 지수는 연초보다 35.0%(9월27일 기준) 올랐다.

MSCI선진 23개국 지수는 9.9% 오르는 데 그쳐 신흥증시 상승률이 선진국의 3.5배에 달했다.

지난해 이머징마켓 상승률이 선진국의 1.6배였음을 감안하면 올 들어 상승세가 더 뚜렷해진 것을 알 수 있다.

1~9월 중 국가별 상승률에서도 중국 증시(상하이지수)가 107.5% 치솟으며 독주하고 있다.

브라질 한국 인도 대만 등의 이머징마켓도 20~30%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선진국은 홍콩 증시(36.0%)를 제외하면 대부분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미국(다우)과 영국 주가는 연초보다 각각 11.5%와 4.0% 오르는 데 그쳤다.

일본과 이탈리아는 2.6%와 2.0% 하락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흥증시 강세는 이머징마켓으로 집중되고 있는 돈의 흐름과 차별화된 기업 실적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이머징마켓펀드로는 작년보다 약간 많은 자금이 유입된 반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모두 투자자금이 유출됐다.

실적에서도 이머징 국가들의 선전이 돋보인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이머징 국가의 2007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예상치는 17.5%로 선진국의 11.6%보다 높다.

내년 EPS 증가율 추정치도 이머징시장이 13.1%로 선진국(7.6%)을 크게 앞지를 전망이다.

◆'아시아 프리미엄'시대 열릴까


신흥증시 중에서도 특히 아시아권의 주가 강세가 돋보인다.

브라질 정도를 제외하면 주가 상승률 상위 국가는 전부 아시아 국가로 채워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계기로 아시아권 기업의 실적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이머징 국가들의 경제지표 개선 추세가 지속되며 선진국과 차별화되고 있는데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거치며 주가도 디커플링(비동조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아시아 증시의 프리미엄 시대가 본격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이머징마켓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점도 프리미엄 시대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 결정 이후 한 주 동안 이머징마켓펀드로는 55억달러라는 주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올 한 해 유입자금의 29.4%가 한 주 만에 몰려든 것이다.

아시아 증시에 대한 대형 투자기관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금융회사에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스테이트스트리트사가 위험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아시아 증시 위험선호도는 최근 2개월 연속 상승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로 비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동시에 중국의 경제 확장과 유동성 증가로 인해 아시아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