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현대차기아차의 판매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향후 자동차 업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화증권의 용대인 애널리스트는 최근 소비자 기대지수가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 판매를 중심으로 볼 때 자동차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9년과 2000년, 2001년과 2002년의 두 차례 자동차 내수 증가 시기와 달리, 지금은 소비자 평가지수, 기대지수, 내수소비재 구매 기대지수 등이 급격이 상승하는 단계가 아닌 정체기로, 박스권에서 등락중이라는 것.

원화 환율이 하락하는 현 상황에서 자동차 업황이 개선되려면 올 4분기 월 평균 자동차 내수가 11만대를 상회해야 2008년 내수 130만대 수준 전망이 가능한데, 올 4분기에는 연말 특소세 특수도 없고, 신차 효과를 누릴 주요 신모델 출시도 없어 월 11만대 판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향후 자동차 업황을 긍정적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많다.

하나대투증권의 이상현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가 추석 연휴 조입일 감소 등으로 인해 줄었지만 9월까지 누적 판매 실적 증가세가 양호하고, 3분기 파업 영향이 축소되면서 내수시장 지배력이 높은 현대차의 실적 개선 여지가 크다고 봤다.

특히 현대차의 수출 감소폭이 커보이지만 조업일수 감소를 감안하면 전년동월대비 8% 감소에 불과하다고 계산했다.

가격 인하 효과로 중국 판매가 전월대비 회복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의견이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자동차 업황 회복에 한 표 던졌다.

“추석 연휴로 인해 9월에 주요 완성차 5개사의 내수판매가 전년대비 20.5% 줄었지만 일일평균 판매대수(DSR)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월별 총수요 회복기조가 유효한 상황”이라고 봤다.

주요 차종을 중심으로 해외 재고 과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4분기 중 두드러진 수출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경우 조업차질 대폭 축소에 힘입어 3분기 영업실적은 전년대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고, 4분기에는 점진적인 신차효과 발휘와 성수기 돌입에 따른 내수 및 수출 확대에 힘입어 실적 호전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도 4분기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보증권의 채희근 애널리스트도 실제 영업일수를 감안해 일평균 판매량을 비교하면 완만한 내수판매 회복세가 지속중이며, 수출과 해외 판매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와중에서도 신차 투입과 딜러망 강화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는 시각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