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68)이 2일 신세계 본점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면서 "국내 물가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며 '가격혁명'을 주문,향후 신세계가 내놓을 가격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일시적으로 가격을 내리는 게 아니라 상품 가격에 대한 근원적이고 혁명적인 인식의 변화를 통해 소비자가 인정할 수 있는 가격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앞으로 유통업이 본연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가격혁명을 통해 소비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명예회장은 고(高)물가의 원인을 △높은 유통비용 △고임금 △비싼 땅값 △과다한 판촉비용 △과시적인 소비문화 등으로 분석하고,이는 결국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高)물가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유통 단계의 획기적 개선 △글로벌 소싱 확대 △합리적인 소비문화 선도라는 3대 방향을 제시했다.

정 명예회장은 "기존의 틀을 깨는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이 없이는 고물가를 극복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유통 단계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서 업계 선두인 신세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산지 직거래 확대를 비롯해 협력 회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철저한 원가 분석의 생활화 등을 주요 실천사항으로 제시했다.

또 전 세계 오지를 샅샅이 훑는 글로벌 소싱을 강화하고,잦은 세일로 인한 판매 가격의 불신이나 충동구매 유도 등 비합리적인 소비를 조장하는 사례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특강에는 구학서 부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대표와 임원,백화점과 이마트의 실무 책임자급인 부장 이상 간부 300여명이 참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선진국과 비교해도 터무니 없이 높은 물가를 제자리로 돌리는 데 신세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것"이라며 "바이어들을 더욱 독려해 값싸고 좋은 물건을 찾아내는 등 가격혁신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