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弱달러의 두얼굴] "달러 헤게모니, 유로가 넘본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일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금융시장에서 헤게모니(패권,주도권)의 일부를 잃어가고 있으며 그 자리를 유로화가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런 현상이 각국 외환보유액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달러화 대신 유로화를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64.8%로 1년 전(66.1%)에 비해 1.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유로화 비중은 같은 기간 24.8%에서 25.6%로 0.8%포인트 높아졌다.

각국 중앙은행의 투자 다변화 전략으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1조40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쌓아놓고 있는 중국과 달러 약세로 구매력 약화에 시달리고 있는 산유국들이 달러 비중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달러 약세가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현재 세계 주요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화 가치는 유로당 1.42달러 수준으로 1999년 유로화가 출범한 이래 가장 낮다.

캐나다달러와의 격차는 아예 역전됐다.

지난달 28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에 대한 캐나다달러 가치는 달러당 0.9915캐나다달러로 마감됐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