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와 휘발유를 병행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카가 뿌리를 내리기에는 아직 시장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당초 예상과 달리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목표치를 뛰어넘는 판매량을 나타내면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특히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비가 뛰어나다는 점이 실수요자를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에는 렉서스 RX400h와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가 공식 수입되고 있으며,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 등도 비공식 수입업체(그레이 임포터)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국내 시판 1년만에 월간 40대 가량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빠르게 시장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해 2월 출시된 이후 8월까지 97대가 판매됐다.

혼다코리아는 연간 판매목표였던 60대를 6개월여만에 넘어서자 올해 판매목표를 120대로 상향조정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렉서스 RX400h도 올들어 8월까지 71대가 팔렸다.

이 차량도 월간 판매목표치인 10대 안팎의 판매량을 꾸준히 기록,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레이 임포터인 선우모터스는 도요타의 대표적인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와 중형승용차 캠리,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하이랜더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직수입해 월간 15대 이상 판매하고 있다.

비싸서 안 팔릴 줄 알았더니… 하이브리드카 예상보다 잘 팔려
하이브리드카는 일반 차량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엔진출력도 떨어지지만 연비가 뛰어나다는 장점 때문에 운행량이 많은 30~40대의 자영업자들이 주요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시속 80㎞ 이하 속도에서는 운전 습관에 따라 25㎞/ℓ의 연비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얼리 어답터(Early Adapter)' 성향의 고객들이 하이브리드카 구입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RX400h 고객들은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라는 점과 친환경 차량을 탄다는 자부심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강민규 선우모터스 대표는 "하이브리드 모델과 가솔린 모델을 모두 시승해 본 고객들은 더 많은 돈을 내고서라도 하이브리드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