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4·25 문화회관 공식 환영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영접한 북한 고위 인사는 23명으로,2000년 순안공항 영접 행사 때의 12명에 비해 2배나 늘어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일 노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평양 시내 거리를 돌면서 카퍼레이드를 펼친 뒤 4·25 문회회관에 들어서기 직전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예상대로 부인을 대동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함께 공식 환영식에 나타난 주요 북측 인사는 김영일 내각 총리,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박순희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장 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와 근로단체 간부들이 주를 이뤘다.

박 위원장은 권양숙 여사의 상대역을 맡았다.

도열한 고위 간부들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인물은 첫 자리에 선 북한 '경제 사령관'인 김영일 내각 총리.2000년 순안공항 영접 행사 때 당시 홍성남 총리(현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는 참석하지 않았다.

주요 당 간부들 중에서는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

대미 외교를 총괄하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도 환영식에 나와 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서에 김만복 국정원장과 함께 서명한 북측 대남사업 총책임자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2000년 때의 김용순(2003년 사망) 전 대남 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후임으로 참석했다.

군부에서는 차수인 김일철 인민무력부장,리명수 국방위원회 대장,인민무력부 부부장인 김정각 대장이 모습을 보였다.

김 무력부장은 남측 공식 수행원에 포함된 김장수 국방장관의 상대역으로 참석했다. 2000년 정상회담 때는 영접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반면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한 군부 인물 중 고령에다 건강이 좋지 않은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은 이번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 김국태 노동당 비서도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김기남 비서가 참석했다.

이번 환영식에서 구부정한 노구로 김 위원장 뒤에서 따라가는 모습이 화면에 잡혀 눈길을 끈 사람은 77세의 전희정 국방위원회 외사국장으로 김 위원장 의전 담당이다.

그는 2000년 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을 제일 먼저 기내에서 영접했던 인물로,1980년대부터 고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의 모든 대외활동 의전을 전담해온 최고 베테랑이다.

공동취재단/정지영/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