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 "경협 본격화 되려면 신뢰 더 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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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남북정상회담] "경협 본격화 되려면 신뢰 더 쌓아야"
"역사적인 방북길에 오르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1998년 '소떼 방북' 당시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을 수행해 방북한 지 9년 만에 다시 북한을 찾게 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단 일원으로 2일 평양행 버스에 오르는 소감을 이같이 피력했다.
정 회장은 다소 상기된 얼굴로 "이번이 두 번째 방북인데 다시 가볼 수 있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평양으로 출발하기 위해 새벽부터 서울 삼청동 경복궁 주차장으로 모여든 대기업 총수 등 경제인들의 얼굴에도 흥분과 함께 긴장감이 엿보였다.
○…정몽구 회장,구본무 LG 회장 등 경제인 특별수행원 18명은 출발 시간(오전 6시)을 한 시간 앞둔 5시부터 상기된 표정으로 출발 장소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주차장 한 쪽에 통일부가 마련한 안내 데스크에서 방북증과 차량 및 호텔 이용 안내서 등이 담긴 남북 정상회담 수첩,명찰 등을 직접 받았고 일부는 수행비서들이 대신 수령했다.
A그룹 회장 수행 비서는 "회장님께서 비서 없이 여행을 떠나는 게 오래간 만이라 걱정"이라며 버스를 오르내리며 짐과 일정표,주요 사항 메모 등을 챙겨주는 꼼꼼함을 보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특별수행원들은 대북 경협사업 등에 대한 질문에 말을 아꼈다.
최태원 SK 회장은 "대북사업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 봐야죠,잘 다녀오겠습니다"고 짤막하게 대답한 뒤 버스에 올랐다.
구본무 LG 회장과 이구택 포스코 회장,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몰려든 취재진을 따돌리고 버스에 탑승,질문 공세를 피했다.
구본무 회장은 운전석 바로 뒤편의 2인용 자리에 혼자 앉아 출발 전까지 조용히 신문을 읽는 모습이었다.
대북사업을 활발하게 벌여온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은 이번 정상회담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 회장은 "남북한 대화가 잘 돼서 남북경협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이미 대북사업을 하고 있으니 다른 새로운 사업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조선업을 남북 합작으로 할 수 있을지는 북측의 여건이 어느 정도 조성돼 있는지,사업 파트너로서 어느 정도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해 여건만 맞는다면 북한에 조선소를 건설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철 코레일(옛 철도공사) 사장은 "개성공단 통근열차와 관광열차를 기획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공동으로 응원하는 열차도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을 잇는 철도가 조속히 개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의선을 통한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 문제도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북측 통과 구간의 선로 복원이나 역사(驛舍) 재건축 등을 빠르게 진행시키는 방안을 북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뒤늦게 특별수행원으로 합류한 김재현 토지공사 사장은 "제2 개성공단은 언론에서 보도한 대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건설된다면 위치는 남포나 해주 등 서해안 쪽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이 제2 개성공단 조성에 합의할 경우 개성공단 사업을 주도했던 경험을 갖고 있는 토공이 사업을 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이 방북단에서 빠진 만큼 김재현 토공 사장이 정상회담 기간 중 북측 경제 분야 인사들과 공단 추가 조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세호 섬유산업연합회장은 "제2 개성공단 문제가 합의될 경우 더 많은 섬유업체들의 북한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남측의 자본과 기술에 북측의 인력을 결합하기에 가장 좋은 분야가 섬유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남측의 비용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북측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큰 사업이라는 것이다.
○…일부 특별수행원들은 안내 데스크에 마련된 방명록에 짧은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이원걸 한국전력 사장은 대북 송전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임을 암시하듯 '더욱 밝은 한반도를'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김기문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장은 '개성공단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3통 문제가 양국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실로 맺어지길 바랍니다'라는 소망을 방명록에 담았다.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방명록에 '남북 평화공존의 장이 되기를 기원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건호/이정선/차기현 기자 leekh@hankyung.com
1998년 '소떼 방북' 당시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을 수행해 방북한 지 9년 만에 다시 북한을 찾게 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단 일원으로 2일 평양행 버스에 오르는 소감을 이같이 피력했다.
정 회장은 다소 상기된 얼굴로 "이번이 두 번째 방북인데 다시 가볼 수 있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평양으로 출발하기 위해 새벽부터 서울 삼청동 경복궁 주차장으로 모여든 대기업 총수 등 경제인들의 얼굴에도 흥분과 함께 긴장감이 엿보였다.
○…정몽구 회장,구본무 LG 회장 등 경제인 특별수행원 18명은 출발 시간(오전 6시)을 한 시간 앞둔 5시부터 상기된 표정으로 출발 장소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주차장 한 쪽에 통일부가 마련한 안내 데스크에서 방북증과 차량 및 호텔 이용 안내서 등이 담긴 남북 정상회담 수첩,명찰 등을 직접 받았고 일부는 수행비서들이 대신 수령했다.
A그룹 회장 수행 비서는 "회장님께서 비서 없이 여행을 떠나는 게 오래간 만이라 걱정"이라며 버스를 오르내리며 짐과 일정표,주요 사항 메모 등을 챙겨주는 꼼꼼함을 보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특별수행원들은 대북 경협사업 등에 대한 질문에 말을 아꼈다.
최태원 SK 회장은 "대북사업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 봐야죠,잘 다녀오겠습니다"고 짤막하게 대답한 뒤 버스에 올랐다.
구본무 LG 회장과 이구택 포스코 회장,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몰려든 취재진을 따돌리고 버스에 탑승,질문 공세를 피했다.
구본무 회장은 운전석 바로 뒤편의 2인용 자리에 혼자 앉아 출발 전까지 조용히 신문을 읽는 모습이었다.
대북사업을 활발하게 벌여온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은 이번 정상회담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 회장은 "남북한 대화가 잘 돼서 남북경협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이미 대북사업을 하고 있으니 다른 새로운 사업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조선업을 남북 합작으로 할 수 있을지는 북측의 여건이 어느 정도 조성돼 있는지,사업 파트너로서 어느 정도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해 여건만 맞는다면 북한에 조선소를 건설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철 코레일(옛 철도공사) 사장은 "개성공단 통근열차와 관광열차를 기획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공동으로 응원하는 열차도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을 잇는 철도가 조속히 개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의선을 통한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 문제도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북측 통과 구간의 선로 복원이나 역사(驛舍) 재건축 등을 빠르게 진행시키는 방안을 북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뒤늦게 특별수행원으로 합류한 김재현 토지공사 사장은 "제2 개성공단은 언론에서 보도한 대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건설된다면 위치는 남포나 해주 등 서해안 쪽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이 제2 개성공단 조성에 합의할 경우 개성공단 사업을 주도했던 경험을 갖고 있는 토공이 사업을 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이 방북단에서 빠진 만큼 김재현 토공 사장이 정상회담 기간 중 북측 경제 분야 인사들과 공단 추가 조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세호 섬유산업연합회장은 "제2 개성공단 문제가 합의될 경우 더 많은 섬유업체들의 북한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남측의 자본과 기술에 북측의 인력을 결합하기에 가장 좋은 분야가 섬유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남측의 비용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북측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큰 사업이라는 것이다.
○…일부 특별수행원들은 안내 데스크에 마련된 방명록에 짧은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이원걸 한국전력 사장은 대북 송전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임을 암시하듯 '더욱 밝은 한반도를'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김기문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장은 '개성공단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3통 문제가 양국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실로 맺어지길 바랍니다'라는 소망을 방명록에 담았다.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방명록에 '남북 평화공존의 장이 되기를 기원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건호/이정선/차기현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