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汎植 < 숭실대 교수·경영학 >

지난 1일 4개 회사가 코스닥에 신규 상장하면서 코스닥의 상장기업 수가 1000개를 넘어섰다.

중소ㆍ벤처기업에 안정적인 자금조달 기회를 부여하고,투자자에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996년 출범한 코스닥시장은 지난 11년 동안 전 세계에서 유례(類例) 없는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 신시장 중 거래대금 2위,시가총액 4위의 시장으로 부상(浮上)한 것이다.

이러한 성장은 중소ㆍ벤처기업들이 코스닥시장을 통해 약 30조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을 가능케 해 중소ㆍ벤처산업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세계적인 IT붐을 타고 대박의 환상을 좇는 투자자들의 과열 투자와 일부 벤처기업들의 무리한 투자,일부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맞물리면서 코스닥지수는 2004년 8월 324.7포인트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되었고,코스닥시장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하락해 장기(長期) 침체기를 겪게 된다.

장기 침체를 겪으면서 코스닥은 잃어버린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시장 건전화 노력을 했으며,그 결과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로 새로이 출범한 2005년부터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제대로 된 수익모델이 없는 부실기업의 퇴출 부진,불건전한 세력에 의한 주가 조작,일부 대주주의 횡령,배임 등 불안요소가 남아 있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란 말이 있다.

한쪽 손바닥으로는 소리를 내기가 어렵듯이,혼자만의 힘으로는 일을 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코스닥시장이 안고 있는 불안요소를 극복하고 '투자자가 투자위험에 상응하는 수익을 향유할 수 있는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시장 참가자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상장기업은 성장성을 믿고 투자해준 투자자들에게 높은 위험에 상응하는 수익을 창출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코스닥 상장기업 중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한 기업은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했거나,성장성이 높은 미래에 과감하게 투자한 기업,주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 기업,사업다각화에 성공한 기업'이라는 거래소 발표(2007년 9월9일)는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사업능력과 경험도 없는 사업부문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공시(公示)하는 등 인위적인 주가부양(조작)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투자자는 루머에 의존하거나 테마에 휩쓸리는 단기투자에서 벗어나 기업분석 정보를 꼼꼼히 챙기고 기업의 실적을 분석해 펀더멘털에 근거한 정석투자를 해야 한다.

코스닥기업은 성장성이 높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그에 상응하는 위험도 또한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해당기업 분석보고서나 공시 정보와 같은 투자정보를 활용해 투자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시장을 관리하는 감독당국이나 거래소는 시장참여자들이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감독을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

우선 거래소는 코스닥기업 특성에 맞는 공시사항을 찾아 적시(適時)에 공시되도록 하고,공시 담당자 및 책임자 교육을 강화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함은 물론,가능성 있는 기업은 쉽게 상장하고 부실화된 기업은 조기에 퇴출될 수 있는 원활한 상장·퇴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감독당국은 시장의 불공정 행위를 조기에 적발·제재할 수 있도록 거래소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적발된 불공정 거래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는 등의 재발방지 노력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코스닥시장에 맞는 외국기업의 상장을 적극 유치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 투자자에게 성장가능성 높은 유망 외국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어우러져 코스닥이 신산업ㆍ성장기업들에는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고,투자자에게는 투자위험에 상응하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동북아 최고의 신시장으로 거듭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