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은 최근 서울우유와 스타벅스 등과 제휴해 컵커피 '스타벅스 디스커버리즈'를 출시했다.

커피와 우유를 섞은 이 제품 포장지에는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져 있다.

그러나 제조사는 서울우유,판매사는 동서식품으로 표기돼 있다.

스타벅스가 제조 레서피를 제공하고 서울우유는 우유,동서식품은 유통파워를 각각 보탰다.

이 제품은 올해 1000억원 규모의 컵커피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15%를 목표로 세웠다.

만두회사 취영루도 최근 만두시장 라이벌인 CJ와 도매물류 협력을 맺고 '적과의 동침'에 들어갔다.

취영루가 제조한 만두를 CJ의 강력한 유통망으로 공급한다는 계약이다.

이에 앞서 면류 전문제조사 면사랑은 오뚜기와 제휴해 생면을 유통시키고 있다.

식품업체 간 ODM(제조자 주도 설계 생산) 방식을 통한 '윈윈전략'이 활성화되고 있다.

ODM은 중소 제조사나 외국 브랜드들이 국내 유통력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기업과 제휴해 판매하는 방식.제조업체 브랜드가 명시되고 업체 간 고유 권한을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OEM(주문자 상표부착) 방식과는 다르다.

ODM은 그동안 일부 상온유통 제품에서 해 오다가 최근 들어 냉장·냉동식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체들 간 제휴 방식에 따라 사업형태는 약간 다르다.

동서식품은 스타벅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사업권을 갖고 판매 수익에 따른 로열티를 제공하며 서울우유는 일정 생산비만 받는 조건이다.

취영루와 면사랑은 자사 제품을 CJ와 오뚜기에 싸게 판매해 이들 대기업이 재판매하는 형태다.

취영루는 CJ와 제휴에 따라 연간 60억원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사랑도 오뚜기의 유통파워에 힘입어 지난 한햇동안 150억원의 매출이 증가했고 오뚜기도 200억원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수도권에만 공급하던 면사랑 생면이 전국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중소업체들은 판매망 확산으로 브랜드 인지도도 끌어올렸다.

취영루 만두의 경우 CJ로부터 포장 디자인 기술도 지원받았다.

반면 CJ와 오뚜기 등 대기업들은 초기 투자비용 없이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취급 제품 수를 확대했고 매출 증대 효과도 거뒀다.

정세장 면사랑 사장은 "오뚜기와 제휴한 뒤 제품 개당 마진은 줄었지만 판매량이 급증해 전체 수익도 늘었다"며 "식품업체 간 ODM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수익모델"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