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銀, 日부동산 '쇼핑' 가속페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투자은행들의 일본 부동산 투자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도쿄 도심 중심으로 최근 2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지만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일본 부동산 시장에 2000억엔(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거품붕괴의 파장이 계속되던 1998년부터 골프장,리조트,보석회사,영화관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미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만 해도 2조엔에 이른다. 그런데도 투자열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일본에서 가장 비싼 상업지인 도쿄 긴자(銀座)에 있는 럭셔리 보석업체 티파니 매장 건물을 380억엔에 매입했다.
앞으로도 상업용 건물 투자에 주력할 방침이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의 호텔 주차장 물류시설 등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부동산을 타깃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의 경쟁업체인 모건스탠리도 부동산 쇼핑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4월 ANA가 항공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을 추진해온 도쿄 ANA 인터컨티넨탈호텔 등 전국 13개 호텔을 2800억엔에 인수키로 했다.
이는 일본 사상 최대 규모의 부동산 거래로 기록됐다.
이처럼 해외 투자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일본 부동산 투자를 늘리는 것은 도심 위주로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엔화 약세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일본 부동산의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주요 3대 도심권의 상업용지는 최근 1년간(2006년7월~2007년6월) 평균 10.4% 올라 전년 상승률 3.6%를 크게 웃돌았다.
도쿄는 17.2%,오사카권 8.0%,나고야권은 7.2%씩 상승했다.
일본에서 가장 비싼 상업용지는 도쿄 긴자의 '메이지야(明治屋)빌딩'으로 작년보다 33.2% 올라 ㎡당 2530만엔(약 2억원)을 기록했다.
도심지 상업용지 가격 급등으로 전국 상업용지 평균 땅값은 1991년 이후 처음으로 1.0% 상승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또다시 부동산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우려섞인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일본의 2위 주택건설업체인 다이와 주택산업의 히구치 다케오 회장은 "부동산 시장이 다시 위험해지고 있다"며 "또 한번의 자산 거품생성과 파괴의 과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일본 부동산 투자 담당인 가사이 도시노부 이사는 "시장이 회복되면서 일부 자산 가격이 급등했다"며 "앞으로 상승 여력면에서는 물건 선택에서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