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남북 정상회담은 여러모로 2000년의 1차 회담 때와 비교되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첫날 환영식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차분한' 환영행사 진행으로 '전편보다 못한 속편'이란 평이 나오고 있다. 1차와 2차 정상회담을 통계로 비교해 본다.

남북 정상의 첫 만남 시각은 2000년 회담 때가 더 빨랐다. 전용기편으로 평양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이 순안공항에서 오전 10시38분 김 위원장을 만났다. 반면 육로를 택한 노 대통령은 지난 2일 낮 12시1분에 4·25문화회관에서 김 위원장과 첫 대면을 했다. 대면 시각보다 큰 차이가 난 것은 첫날 두 정상이 함께한 시간. 김 전 대통령의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은 백화원영빈관까지 김 전 대통령을 직접 안내하며 순안공항에서 10분,차량 동승 57분,백화원영빈관 55분 등 122분을 같이했다.

반면 노 대통령과는 4·25문화회관에서 가진 환영식에서 12분을 만난 게 전부다. 노 대통령으로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한 20분간의 카퍼레이드를 포함하더라도 백화원영빈관에 도착하기 전에 북측 최고위층과 가진 '스킨십'이 1차 때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2000년엔 김 전 대통령과 '두 손'을 맞잡고 인사했지만 이번에는 노 대통령과 '한 손'으로만 악수를 나눴다.

2차 방북에서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함께한 시간은 적었지만 만난 북한 고위층은 2000년보다 크게 늘었다. 2000년 방북 당시에는 순안공항 환영식장에 북측 고위 인사 13명이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23명이 참석,인원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1차 때는 군 관계 최고지도자 한 명만이 자리를 함께 했지만 2차 방북 환영식장에는 세 명의 북한군 최고 지도자가 참석했다.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면담 장소에 1차 때는 최고인민회의 간부만 나왔지만 이번에는 정부를 대표하는 부총리 철도상 등 다양한 분들이 참석했다"면서 "경협 등 여러 가지 협의 의제를 다 반영하고 구체적으로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는 배려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북단 규모 역시 2000년 당시에는 공식 및 비공식 등 전체 방문단 규모가 180명이었으나 이번엔 특별수행원과 행사 지원 인력 등을 포함해 300명으로 커졌다.

공식 수행원의 경우 11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났다.

각료 가운데는 2000년 땐 없었던 과기 국방 농림 복지부 장관 등이 포함됐다.

남북 특사가 파견된 후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걸린 시간도 차이가 난다. 2000년 1차 정상회담은 남북 특사가 첫 만남을 가진 뒤 최종 합의까지 한 달이 걸린 반면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8월2일 남측 특사가 방북해 첫 협상을 가진 뒤 불과 사흘 만에 합의를 도출해냈다.

한편 1차 방북 때 김 전 대통령은 평양 방문 첫날 백화원영빈관에서 27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오후에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의례 방문과 만수대예술극장 공연 관람,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하는 네 가지 일정을 가졌다. 2차 방북에선 백화원영빈관 도착 후 만수대의사당에서 김 상임위원장을 면담하고 오후 7시 목란관에서 공식 환영만찬을 하는 두 가지 일정이 있었다.

남북 정상의 첫만남을 생중계한 지상파 방송 3사의 시청률은 2차가 1차 때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노 대통령 방북 첫날인 2일 KBS1 MBC SBS 등 공중파방송 3사의 남북 정상회담 뉴스특보 전국 가구 평균 시청률 합계는 14.5%로 나타나 2000년 방북 첫날(6월13일) 시청률 20.3%에 비해 5.8%포인트 빠졌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