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 盧 "직접 맞아줘 감사" … 金 "환자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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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일 두 차례 가진 정상회담 분위기는 전날 환영행사 때와는 상당히 달랐다.
시종 굳은 얼굴을 풀지 않아 그 배경을 놓고 구구한 억측을 낳았던 김 위원장은 이날 한결 밝은 표정을 보여줬다.
"환자도 아닌데…"라며 특유의 유머감각을 다시 발휘했다.
간간이 웃음을 보이는 등 밝은 모습으로 대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날 1차 정상회담은 오전 9시34분부터 2시간11분간 백화원 영빈관에서 진행됐고,2차는 오후 2시45분께 같은 장소에서 속개됐다.
◆유머로 화답
김 위원장은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1차회담 첫머리에 노 대통령이 "어제 평양에 도착했을 때 시민들이 나와서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아주 성대히 맞아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특히 위원장께서 직접 나오셨었죠"라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마주앉은 노 대통령과 오른쪽에 자리한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내가 환자도 아닌데,집에서 뻗치고 있을 필요 없지요"라고 답해 회담장에 잔잔한 웃음이 일었다.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돼왔던 자신의 건강 이상설 외에도,노 대통령을 영접할 때 쇠약해 보인다는 남측 언론과 외신 보도를 접하고 나온 말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유머의 특징은 자신에 대한 외부의 비판이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직접 거론하면서 인정하는 태도로 '열린 생각'임을 과시하거나 반전을 노리는 데 있다.
김 위원장은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둘째날 정상회담에선 "구라파 사람들이 나를 은둔생활한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다"는 한마디로 외부에 형성된 '은둔 이미지'를 벗기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선물 관심
김 위원장은 이날 회담을 위해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기다리고 있던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권오규 경제부총리,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재정 통일부 장관,김만복 국정원장 등과 잇따라 악수했다.
이어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등은 영빈관 내 벽에 걸린 대형 그림 앞으로 이동,기념촬영을 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줄곧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손짓을 섞어가며 이야기했다.
노 대통령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오른손이 노 대통령의 왼쪽 소매 옷깃을 스치는 것도 포착됐다.
2일 공식 환영행사 때보다는 훨씬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남북 정상은 기념촬영에 이어 노 대통령이 준비해온 선물을 전시한 영빈관 내 또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선물은 경남 통영의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과 무궁화 문양의 다기 및 접시,제주도와 8도 명품 차,'대장금'과 '겨울연가' 등을 담은 DVD 세트,드라마·다큐멘터리·영화 CD 등 모두 네 종류였다.
12장생도에 대해 노 대통령은 "남쪽의 장인(匠人)이 만들었습니다.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도 이 분이 만든 작품을 회의장에 설치했습니다"라고 설명했고 이에 김 위원장은 "귀한 진품을 가져다 주셨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무궁화 문양의 다기를 가리키며 "평소 (외국) 정상들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나,(제가) 해외에 나갈 때 외국 정상들에게 선물로 주는 세트"라고 소개했다.
2000년 정상회담 때는 우리 측에서 진돗개 두 마리와 국내 방송이 수신되는 60인치 TV 1대,VTR 3세트,전자오르간 등을 선물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회담장으로 향하면서 권 양숙 여사에게는 "다시 뵙겠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차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4일 낮 노 대통령을 환송하는 오찬을 베풀겠다"고 말해 예정된 일정 내에 결과를 낼 것이라는 의지를 읽게 했다.
평양=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시종 굳은 얼굴을 풀지 않아 그 배경을 놓고 구구한 억측을 낳았던 김 위원장은 이날 한결 밝은 표정을 보여줬다.
"환자도 아닌데…"라며 특유의 유머감각을 다시 발휘했다.
간간이 웃음을 보이는 등 밝은 모습으로 대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날 1차 정상회담은 오전 9시34분부터 2시간11분간 백화원 영빈관에서 진행됐고,2차는 오후 2시45분께 같은 장소에서 속개됐다.
◆유머로 화답
김 위원장은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1차회담 첫머리에 노 대통령이 "어제 평양에 도착했을 때 시민들이 나와서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아주 성대히 맞아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특히 위원장께서 직접 나오셨었죠"라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마주앉은 노 대통령과 오른쪽에 자리한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내가 환자도 아닌데,집에서 뻗치고 있을 필요 없지요"라고 답해 회담장에 잔잔한 웃음이 일었다.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돼왔던 자신의 건강 이상설 외에도,노 대통령을 영접할 때 쇠약해 보인다는 남측 언론과 외신 보도를 접하고 나온 말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유머의 특징은 자신에 대한 외부의 비판이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직접 거론하면서 인정하는 태도로 '열린 생각'임을 과시하거나 반전을 노리는 데 있다.
김 위원장은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둘째날 정상회담에선 "구라파 사람들이 나를 은둔생활한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다"는 한마디로 외부에 형성된 '은둔 이미지'를 벗기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선물 관심
김 위원장은 이날 회담을 위해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기다리고 있던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권오규 경제부총리,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재정 통일부 장관,김만복 국정원장 등과 잇따라 악수했다.
이어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등은 영빈관 내 벽에 걸린 대형 그림 앞으로 이동,기념촬영을 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줄곧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손짓을 섞어가며 이야기했다.
노 대통령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오른손이 노 대통령의 왼쪽 소매 옷깃을 스치는 것도 포착됐다.
2일 공식 환영행사 때보다는 훨씬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남북 정상은 기념촬영에 이어 노 대통령이 준비해온 선물을 전시한 영빈관 내 또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선물은 경남 통영의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과 무궁화 문양의 다기 및 접시,제주도와 8도 명품 차,'대장금'과 '겨울연가' 등을 담은 DVD 세트,드라마·다큐멘터리·영화 CD 등 모두 네 종류였다.
12장생도에 대해 노 대통령은 "남쪽의 장인(匠人)이 만들었습니다.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도 이 분이 만든 작품을 회의장에 설치했습니다"라고 설명했고 이에 김 위원장은 "귀한 진품을 가져다 주셨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무궁화 문양의 다기를 가리키며 "평소 (외국) 정상들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나,(제가) 해외에 나갈 때 외국 정상들에게 선물로 주는 세트"라고 소개했다.
2000년 정상회담 때는 우리 측에서 진돗개 두 마리와 국내 방송이 수신되는 60인치 TV 1대,VTR 3세트,전자오르간 등을 선물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회담장으로 향하면서 권 양숙 여사에게는 "다시 뵙겠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차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4일 낮 노 대통령을 환송하는 오찬을 베풀겠다"고 말해 예정된 일정 내에 결과를 낼 것이라는 의지를 읽게 했다.
평양=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