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 정상회담' 이틀째인 3일 평양에서는 남측 특별수행원 49명이 참여한 7개 분야별 남북 간담회가 열렸다.

정치분야 간담회는 남측의 국회의사당에 해당하는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으며 대기업,업종별,사회단체·언론,문화예술·학계,여성,종교 등 6개 분야 대표들은 인민문화궁전에서 북측 파트너들과 만났다.

◆대기업 대표 간담회

우리 측에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구본무 LG 회장,최태원 SK 회장,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그룹 대표와 이구택 포스코 회장,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6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한봉춘 내각 참사를 단장으로 장우영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간담회가 시작되자 "서로 장점을 살리고 부족한 점은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이뤄내야겠다"고 말했다.

한 참사는 "우리 민족의 새 시대를 여는 이때 경제인의 평양 방문은 실로 의미가 있다"면서 "민족 공동번영을 위해 좀 더 합심해야 한다"고 답했다.

1시간여 진행된 회의에서 북측은 남북 경협의 확대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제는 경협의 수준이 한차원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측은 특히 현재 1차 산업과 임가공 중심의 경제 협력을 생산적인 투자 협력 단계로 올려야 하며 민족 공동 번영과 이익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측의 한 대표는 "통 크게 사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며 대기업의 전향적인 대북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남측 대표단은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북측의 제도적 조건과 투자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북측에 투자해 생산된 제품이 제3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만큼 국제적 기준과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과 상사 분쟁 시 이를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북측이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업종별 대표 간담회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열린 간담회에는 경세호 섬유산업연합회장을 대표로 한 남측 기업인 10명과 차선모 육해운성 참모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10명이 참석했다.

북측 참석자는 차 단장을 비롯해 주동찬 중앙특구개발 총국장,박정성 철도성 국장,량문범 건설건재공업성 국장,김성일 전력공업성 국장,류영수 수산성 국장 등이다.

차 단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눠보자"며 "북남 경제 협력을 민족 중시 원칙에서 출발,협력의 방식을 개선하자"고 말했다.

그는 또 "북남 경제인 협력과 민족단합 사업은 누구도 막거나 제어할 수 없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며 "진지한 협의를 통해 좋은 열매를 거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 회장은 기조발언에서 "남북 경제는 각기 비교 우위의 경제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효율적으로 결합할 때 많은 성과가 있다는 것이 개성공단과 위탁가공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면서 "남북경제가 상호보완적 구조를 형성하며 남측의 투자와 북측의 경제 발전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지속적으로 동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상생의 협력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남측의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남북 간 편리하고 자유로운 통행의 보장 △남북 간 통신선 확충과 자유로운 이용 △남북 간 이미 체결돼 발효시킨 투자보장 합의서와 상사분쟁 해결에 관한 합의서의 실질적 이행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개성공단이 동북아의 중심 공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통행,통신,통관 등 3통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하자,북측 주동찬 총국장은 "지하자원 개발과 경공업 협력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

협력 수준이 올라가면 그러한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호 광업진흥공사 사장은 "지하자원 개발이 민족경제협력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고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좋은 분야"라고 주장했다.

김재현 토지공사 사장은 "개성공단 1단계 탈락 기업 200여개 업체의 입주 수요와 4년여의 공사 기간을 감안할 때 (2단계) 사업의 조기 착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특히 "북측의 주요 지역에 경제특구를 추가 조성해 남측 기업의 투자 확대를 제도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추가적인 경제특구 개발과 관련한 당국 간 협의에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평양=공동취재단/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