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37·삼성전자)가 7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시내코스에서 펼쳐질 제30회 라살뱅크 시카고 마라톤에 출전한다.

지난달 28일 출국해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는 이봉주는 삼십대 후반 나이로는 견디기 쉽지 않은 식이요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식이요법은 현대 마라톤에 필수적인 준비과정 중 하나로 '전3,후3'이라고 해 처음 사흘은 육류 살코기만 염분 없이 섭취하고 다음 사흘은 탄수화물만 집중적으로 먹어야 한다.

현지 캠프에 합류한 삼성전자 육상단 조덕호 차장은 "식이요법을 끝내고 3000m를 뛰어 체내에 남은 글리코겐을 싹 태웠는데 온몸이 쑤신다고 한다.

역시 나이가 있으니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봉주에게 더 무서운 적은 시카고의 이상기온이다.

요즘 시카고 한낮 기온이 섭씨 27~28도까지 올라가는데 처음 있는 '가을 더위'라고 한다.

미국 기상당국은 레이스 당일 낮 최고기온 27도,아침 최저기온 18도로 예보해 42.195km 풀코스를 뛰는 데 자칫 지옥의 레이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작년 이맘때 시카고마라톤은 4도의 초겨울 기온에 돌풍이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 치러졌다.

스피드보다 지구력을 앞세우는 이봉주는 더위에 강한 편이라 주요 경쟁자들인 케냐 건각들에 비하면 결코 불리하지 않다.

하지만 이번 대회 목표는 순위가 아니라 기록이고,내년 베이징올림픽과 비슷하게 평탄한 코스에서 '스피드 실험'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더위가 결코 반갑지 않다.

이 대회에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두 번 제패한 조우아드 가리브(모로코)와 2시간5∼6분대 기록을 갖고 있는 펠릭스 리모,에번스 루토(이상 케냐) 등이 출전한다.

또 2002년 보스턴마라톤에서 이봉주의 2연패를 저지했던 로버트 체루이요트(케냐)도 출사표를 던졌다.

작년 대회 챔피언이자 올해 보스턴마라톤 우승자인 체루이요트는 5대 메이저 마라톤 통합 점수 25점으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에이스다.

서른일곱의 나이와 싸우는 이봉주는 뜻하지 않은 더위,막강한 라이벌들과 힘겨운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