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의 맞수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22년 만에 손을 맞잡는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다음 달부터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항만과 지중해 이집트의 다미에타항,흑해 연안의 터키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을 연결하는 아시아~동지중해·흑해 노선을 공동 개설키로 했다.

이번 공동 운항은 현대상선이 속한 해운 제휴그룹인 'TNWA'에 한진해운과 쿠웨이트 선사인 UASC가 참여하는 형태로,이들 선사는 해당 항로에 2500~27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8척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공동운항에 나선 것은 루마니아 불가리아 터키 등 동지중해 및 흑해 연안 국가들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아시아와 이들 지역을 연결하는 물동량이 늘고 있지만,아직 단독 운항에 들어갈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노선을 운항하는 현대상선 선박의 여유 공간에 한진해운 및 UASC가 수주한 짐을 함께 싣는 게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얘기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한진해운과 공동항로를 개설하기는 1985년 미주항로 이후 2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해당 항로에서 한진해운의 짐을 실은 현대상선 선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