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효율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대형 은행 중심으로 현지 은행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위해선 은행의 자회사 출자 요건을 완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4일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미국 씨티은행처럼 '기업금융시장 침투.소매금융 확대.M&A 활성화'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너무 오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지 은행 M&A를 통해 10~20년 내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의 경우도 글로벌 은행이 각국별로 몇 개 안 되는 만큼 한국도 소수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다만 "M&A를 통한 단기 성장전략은 전문 인력과 금융기법 미흡으로 인한 위험 부담도 크기 때문에 여건 성숙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3단계 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2007∼2010년)는 현지 중소은행 M&A를 통해 중국 등 아시아권으로 진출하되 홍콩 미국 등 선진국에도 거점을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2단계(2011∼2015년)는 동남아 옛 소련권 유럽 주요국으로 진출 지역을 확대하고 중대형 은행을 추가로 M&A해 대형 은행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3단계(2016∼2020년)는 중동 중남미 동유럽에도 진출하고,대형 자(子)은행을 기반으로 주변국 은행을 M&A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이를 위해선 국내의 제도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국내 은행이 해외 자회사 또는 해외 금융기관의 지분을 취득하는 경우 출자한도를 현재 자기자본의 30%에서 50%까지 완화하고 단계적으로 한도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 승인 과정을 최대한 간소화하고 은행 프라이빗뱅킹(PB) 업무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시기에 맞춰 은행의 겸영 업무에 투자 자문과 일임업 취급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