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10ㆍ4 공동선언] "북한 개방범위 확대 의지 나타나 재원조달, 국제 협력 이끌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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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
선언문 내용대로만 이뤄진다면 남북 경협은 상당한 발전을 이룰 것이다.
당초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던 공동 선언문에 기대보다 많은 각론이 담겼기 때문이다.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남포 조선협력지대,개성~신의주 철도 공동이용 등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 이번 선언문에 포함돼 있는 점을 볼 때 사전 준비가 잘 됐고,북한이 우리 측의 요청을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계가 대북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왔던 통신,통관,통행 등 '3통' 문제를 남북이 적극 해소키로 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2단계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 측이 가장 유망한 사업분야로 기대했던 자원개발 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점과 전기,항만 등 사업에 직결되는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문제가 빠져있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선언문 내용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이를 얼마만큼 실행할 수 있는지 여부다.
예를 들어 3통의 경우 북한에 인터넷망을 까는 것은 북한 체제 유지와 직결되는 문제여서 상당한 내부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북측에서 통큰 투자를 요청했는데 기업들 입장에서 북한이 중국이나 동남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투자처가 된다면 통큰 투자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
6ㆍ15 공동선언을 구체화했고 대화의 틀,협의체를 만든 게 핵심이다.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국방장관회담,정책 교류를 위해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경제협력공동위원회,총괄 협력 방안으로 총리 회담이 제시됐다. 차기 정부로 과제를 넘기는 징검다리를 만든 셈이다. 내용 자체는 무리가 없다. 가장 현실적인 합의는 문산~봉동 철도화 수송과 개성공단 2단계 개발에 착수하기로 한 것이다. 통관 문제를 개선하기로 한 것은 남측 불만을 북한이 수용한 것에서 주목할 만하다.
경의선 열차를 이용하기로 합의했는데 그러자면 서울~개성 간 철도,개성~평양 간 철도 개보수가 선행돼야 한다.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국회동의가 필요한 문제다. 최소 2조~3조원(부분운행비용)에서 60조원까지(전반적인 현대화,신호체계,전기문제 해결할 경우) 추산됐다. 인도주의 사업 부분의 합의가 약한 게 아쉽다. 이산가족 문제는 협의가 됐는데 납북자나 국군포로 문제를 포함시키지 못했다.
◆김규륜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실장
남북 경협이 이제 실질적인 단계로 넘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주의할 점은 북한의 수용 능력이다. 사회주의 국가들의 체제 전환 과정에서는 그 나라의 수용 능력을 고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남포 조선 공단은 계속 논의가 돼왔던 것을 구체화했다. 우리 생산 능력이 포화상태에 있어 해외로 나가고 있고 북쪽에 진출하면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 그러나 도크 건설을 포함해 선결과제가 많아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민간투자와 정부재정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 남북경협에 있어서 우리는 경제공동체를 지향할 수 있지만 북한은 경제 규모가 30배 이상인 남쪽에 동화될까봐 불안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경협을 통해 궁극적으로 평화 효과를 노리지만 북한은 경제 회생에 직접 도움이 되는 사업을 원하는 차이점도 있다. 제도적 걸림돌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적성국 교역법 적용 중단을 약속했기 때문에 톱니바퀴가 맞아들어가듯 장기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장형수 한양대 국제금융 교수
결국 재원 조달 문제다. 국제지원 조달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우리가 다 할수 없을 뿐만 아니라,우리가 다 할 필요도 없다. 사회간접자본(SOC)은 양자협력보다는 다자협력이 국제 관례에 맞다.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올해 빠지면,내년부터 국제기구에 가입 신청을 할 여건이 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부의 목표는 평화와 번영을 동시 추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협 방안을 만드는 것이었다. 합의문은 그 목표를 충족했다는 면에서 상당히 잘됐다.
그러나 해주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적시하고 순번도 위에 배치된 것이 마음에 걸린다. 해주 직항을 개설하면 NLL은 허물어진다. 북한이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조선문화연구소장)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합의가 나왔으며 실천적인 내용들로 채워졌다.
선언적 의미에서 실천적 단계로 진보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해지역에 관한 합의내용은 안보와 경제를 한꺼번에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실용적이며 대단히 가치있는 일이 될 것으로 본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경제협력이 확대되면 중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북지방의 개발 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경의선 철도가 운행될 경우 북한과 맞닿아 있는 산둥성 등 동북지방이 남북한을 망라한 한반도와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에도 도움이 된다.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교수
당초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합의내용이 도출됐다.
오는 11월에 남북 총리,국방장관 회담을 열기로 한 것은 한국의 노무현 정권이 집권 기간 내에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향후 북ㆍ일관계와 관련해 일본 내에서도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협상을 더욱 재촉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며,연내에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평화구축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서해안에 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정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공동선언이 나왔다고 해서 북한의 존재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인프라를 확충하려면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남북관계나 비핵화가 진전되려면 북일관계가 중요하다.
정리=장규호/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선언문 내용대로만 이뤄진다면 남북 경협은 상당한 발전을 이룰 것이다.
당초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던 공동 선언문에 기대보다 많은 각론이 담겼기 때문이다.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남포 조선협력지대,개성~신의주 철도 공동이용 등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 이번 선언문에 포함돼 있는 점을 볼 때 사전 준비가 잘 됐고,북한이 우리 측의 요청을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계가 대북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왔던 통신,통관,통행 등 '3통' 문제를 남북이 적극 해소키로 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2단계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 측이 가장 유망한 사업분야로 기대했던 자원개발 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점과 전기,항만 등 사업에 직결되는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문제가 빠져있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선언문 내용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이를 얼마만큼 실행할 수 있는지 여부다.
예를 들어 3통의 경우 북한에 인터넷망을 까는 것은 북한 체제 유지와 직결되는 문제여서 상당한 내부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북측에서 통큰 투자를 요청했는데 기업들 입장에서 북한이 중국이나 동남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투자처가 된다면 통큰 투자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
6ㆍ15 공동선언을 구체화했고 대화의 틀,협의체를 만든 게 핵심이다.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국방장관회담,정책 교류를 위해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경제협력공동위원회,총괄 협력 방안으로 총리 회담이 제시됐다. 차기 정부로 과제를 넘기는 징검다리를 만든 셈이다. 내용 자체는 무리가 없다. 가장 현실적인 합의는 문산~봉동 철도화 수송과 개성공단 2단계 개발에 착수하기로 한 것이다. 통관 문제를 개선하기로 한 것은 남측 불만을 북한이 수용한 것에서 주목할 만하다.
경의선 열차를 이용하기로 합의했는데 그러자면 서울~개성 간 철도,개성~평양 간 철도 개보수가 선행돼야 한다.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국회동의가 필요한 문제다. 최소 2조~3조원(부분운행비용)에서 60조원까지(전반적인 현대화,신호체계,전기문제 해결할 경우) 추산됐다. 인도주의 사업 부분의 합의가 약한 게 아쉽다. 이산가족 문제는 협의가 됐는데 납북자나 국군포로 문제를 포함시키지 못했다.
◆김규륜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실장
남북 경협이 이제 실질적인 단계로 넘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주의할 점은 북한의 수용 능력이다. 사회주의 국가들의 체제 전환 과정에서는 그 나라의 수용 능력을 고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남포 조선 공단은 계속 논의가 돼왔던 것을 구체화했다. 우리 생산 능력이 포화상태에 있어 해외로 나가고 있고 북쪽에 진출하면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 그러나 도크 건설을 포함해 선결과제가 많아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민간투자와 정부재정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 남북경협에 있어서 우리는 경제공동체를 지향할 수 있지만 북한은 경제 규모가 30배 이상인 남쪽에 동화될까봐 불안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경협을 통해 궁극적으로 평화 효과를 노리지만 북한은 경제 회생에 직접 도움이 되는 사업을 원하는 차이점도 있다. 제도적 걸림돌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적성국 교역법 적용 중단을 약속했기 때문에 톱니바퀴가 맞아들어가듯 장기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장형수 한양대 국제금융 교수
결국 재원 조달 문제다. 국제지원 조달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우리가 다 할수 없을 뿐만 아니라,우리가 다 할 필요도 없다. 사회간접자본(SOC)은 양자협력보다는 다자협력이 국제 관례에 맞다.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올해 빠지면,내년부터 국제기구에 가입 신청을 할 여건이 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부의 목표는 평화와 번영을 동시 추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협 방안을 만드는 것이었다. 합의문은 그 목표를 충족했다는 면에서 상당히 잘됐다.
그러나 해주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적시하고 순번도 위에 배치된 것이 마음에 걸린다. 해주 직항을 개설하면 NLL은 허물어진다. 북한이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조선문화연구소장)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합의가 나왔으며 실천적인 내용들로 채워졌다.
선언적 의미에서 실천적 단계로 진보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해지역에 관한 합의내용은 안보와 경제를 한꺼번에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실용적이며 대단히 가치있는 일이 될 것으로 본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경제협력이 확대되면 중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북지방의 개발 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경의선 철도가 운행될 경우 북한과 맞닿아 있는 산둥성 등 동북지방이 남북한을 망라한 한반도와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에도 도움이 된다.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교수
당초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합의내용이 도출됐다.
오는 11월에 남북 총리,국방장관 회담을 열기로 한 것은 한국의 노무현 정권이 집권 기간 내에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향후 북ㆍ일관계와 관련해 일본 내에서도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협상을 더욱 재촉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며,연내에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평화구축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서해안에 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정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공동선언이 나왔다고 해서 북한의 존재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인프라를 확충하려면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남북관계나 비핵화가 진전되려면 북일관계가 중요하다.
정리=장규호/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