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가입자 85%차지...선두 'T로그인' 바짝 추격

와이브로를 택할까,3세대 이동통신을 택할까.

무선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와이브로는 속도가 빠르고 요금이 싸서 좋지만 서울 수도권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게 흠이다.

반면 3세대 이동통신은 전국에서 이용할 수 있긴 하나 요금이 비싸다.

최근 무선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는 의외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다지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던 KT 와이브로가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가입자가 크게 늘면서 KTF '아이플러그'를 추월한 데 이어 SK텔레콤 'T로그인'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새로 무선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 대부분이 와이브로를 선택할 정도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KT 와이브로 가입자는 6만6800명으로 한 달 동안 2만6100명이 늘어났다.

지난 8월 4만여명에서 보름 만에 5만명을 넘어섰고 다시 보름 동안 1만6000여명을 추가했다.

반면 T로그인과 아이플러그는 9월 중 3246명과 1276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9월 신규 가입자의 85.2%가 와이브로를 택한 셈이다.

지난 8월에도 와이브로 가입자는 1만700명이 늘어 T로그인(2710명)과 아이플러그(58명)를 압도했다.

반짝 강세가 아닌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무선 초고속인터넷은 노트북PC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는 서비스다.

T로그인과 아이플러그는 3세대 이동통신 고속하향패킷(HSDPA) 망을 기반으로 하는 반면 와이브로는 인터넷 기반의 데이터 전용망을 이용한다.

연초까지만 해도 이 시장은 T로그인의 독무대였다.

점유율이 90%나 됐다.

하지만 KTF가 3월 '쇼(SHOW)' 전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아이플러그를 내놓고,4월에는 KT가 서울 전역에서 와이브로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3파전'이 됐다.

9월말 현재 T로그인의 점유율은 44.9%까지 떨어져 와이브로(35.7%)의 추격을 받고 있다.

KT는 와이브로의 경우 서비스 지역이 제한돼 있지만 속도가 빠르고 요금이 저렴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6월에 내놓은 USB모뎀이 와이브로 활성화의 일등공신이라고 보고 있다.

와이브로 초콜릿폰(LG-KC1) 등 최근 선보인 단말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대 등에 '와이브로 캠퍼스'를 구축하면서 대학생의 단체 가입도 늘어나고 있다.

KT는 신촌에 와이브로 체험 문화공간 'W스타일숍'을 연 것도 대학생들의 와이브로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표현명 KT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개인형 인터넷이 가능한 와이브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필요에 맞는 편리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단말을 계속 선보여 고객가치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달 중 와이브로폰,USB모뎀,모바일PC,PMP 등 6종의 단말을 선보이는 등 연말까지 20여종의 단말을 갖춰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