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원샷 경선'을 둘러싼 후보 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중대기로에 섰다.

정동영 후보 측은 4일 지도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일부 당직자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고 손학규 이해찬 후보도 선거인단에 대한 전수조사와 강력한 동원경선 의혹 규명을 요구하며 중재안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며 여전히 경선불참 가능성을 열어놓은 모양새다.

박명광 주승용 의원 등 정 후보 측 의원 33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경선일정 변경은 정당 사상 초유의 일일 뿐만 아니라 국민과 한 약속을 어기고 원칙을 위반하는 파행의 극치이며 정당 민주주의의 파괴"라며 당 중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국민경선위와 지도부는 스스로 중립성이라는 경선의 원칙을 훼손시키고 무너뜨렸다.

더 이상 객관적 경선관리를 기대할 수 없다"며 일부 당직자의 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 후보는 이날 "판을 깰 수 없다는 게 고민이자 딜레마다.

판을 깰 수 없다는 부분과 (지도부가) 원칙을 저버린 부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5일 의원들과 상의한 뒤 (원샷 경선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당 지도부의 중재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손 후보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경선의 일정과 방식의 변경만으로는 현재의 위기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며 "불법선거에 대한 명백한 진상규명과 엄중한 조치,앞으로 발생 가능성이 있는 불법선거의 토양을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더욱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후보도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는 당 자체가 외면을 받을 것이며 위법을 행한 후보가 선출될 수 있다"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경선 과정에서 지도력 부재를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지도부가 고립무원의 상황에 빠지면서 경선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일부 중진은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이미 신뢰가 무너진 터라 현 위기국면을 돌파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