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북한 서해안 남포와 동해안 원산 인근 안변을 조선 협력사업 후보지로 합의한 것은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는 남한 조선업계의 현실과 외자와 기술을 필요로 한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포는 영남배수리공장이 위치해 있어 수리조선소 건설에 유리하고 안변의 경우 중국과 달리 수심이 깊고 남측 조선소와 인접해 블록조선소 건립이 수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측에서 선박블록을 조달할 경우 중국에 비해 운항 거리가 절반 이상 단축된다"고 말했다.

남북은 안변에 선박블록공장을 설립할 경우 북측 인력 1000~2000명을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한에서 블록을 생산해 남한에서 조립해 선박을 완성해야 하는 조선업의 특성상 남북 교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조선협력단지가 조성되면 기자재업체 등 조선산업과 관련된 모든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무회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진척돼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선 선박블록은 작업이 정형화돼 있어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수리조선소는 다양한 선박 수리에 대처해야 하는 사업의 특성상 남측에서 고급 인력이 상당수 파견돼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