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00여명 채용… CFPㆍCFA 등 따두면 유리

지난해부터 인기가 상한가를 치고 있는 증권사의 하반기 채용문이 활짝 열렸다.

특히 올해는 사상 최초로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고지를 넘어서는 등 증권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대졸 신규 채용도 대폭 늘어났다.

한국경제신문이 7일 주요 증권사 17곳의 하반기 채용 계획을 점검한 결과,작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1500여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증권사들의 성장전망은 더욱 밝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위주의 증권사 지점영업이 고객을 위한 종합적인 재무 컨설팅 방식의 프라이빗뱅킹(PB)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투자은행 자산운용 등의 분야에서도 전문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올 하반기 가장 공격적인 채용을 선보이는 곳은 동양종금증권이다.

올 한해 CMA 급여통장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동양종금증권은 현재 전형 중인 지점영업 인력 100명을 포함해 올 하반기(내년 1월 전형 포함)에만 총 350여명을 채용한다.

삼성증권도 작년보다 약 76% 증가한 230명을 뽑을 예정이다.

이 밖에 굿모닝신한증권이 100여명,대신증권도 100~2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다만 현대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 대형사는 이미 서류접수가 마감돼 채용 절차가 진행 중에 있어 내년 시즌을 기약해야 한다.

올 증권업계의 채용 특징은 직군을 나누지 않고 뽑은 뒤 일단 지점영업을 거치게 했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분야별 전문성을 부각시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권장혁 삼성증권 인사팀 과장은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해 3개의 직군으로 나눠 뽑던 것을 올해는 PB영업 IB(투자은행) CM(자산운용) 리서치 IT 본사지원 등 6개로 세분화했다"면서 "직군별 적성을 고려해 지원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 과장은 다만 "채용인원의 70% 이상을 PB영업(지점영업)으로 뽑는 만큼 합격 가능성을 감안하자면 아무래도 PB영업 지원이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증권사마다 채용인원을 대폭 늘렸지만 그만큼 증권맨이 되고자 하는 구직자들도 증가하면서 입사 합격증을 거머쥐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득원 대신증권 인사팀 부장은 "일반적으로 구직자들이 대형사를 위주로 여러 군데 복수지원을 하기 때문에 증권사마다 수천명에서 많게는 수만명씩 몰리기도 한다"며 "면접도 면접이지만 1차 관문인 서류전형 통과에 보다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및 학점 어학성적 자격증 등 서류전형의 주요 요건 중 자격증을 1순위로 꼽았다.

송인범 하나대투증권 인사팀 차장은 "증권투자상담사나 선물투자상담사 금융자산관리사(FP) 등은 어차피 증권사 직원이라면 필수 자격증이나 다름없다"며 "그밖에 공인재무분석사(CFA) 공인회계사(CPA) 등 고급자격증 역시 1~2차 합격만으로도 자격이 인정되므로 제출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득원 대신증권 부장도 "직군별로 전문지식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가 필수적인데 관련 자격증이 있다면 기본적인 준비가 갖춰진 것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면접에서는 겸손함이나 성실함보다는 적극성과 열정을 부각하는 것이 좋다.

진상덕 굿모닝신한증권 과장은 "고객에게 신뢰를 주려면 먼저 스스로가 자신감이 넘쳐야 한다"면서 "다소 오만하게 보이더라도 적극성과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 면접에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