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고사성어 중에 일엽지추(一葉之秋)라는 말이 있다.

아직 여름 더위가 한창일 때 벽오동 잎이 한 잎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다가온 것을 느낀다는 것이다.

사소한 징조를 보고 미래의 일을 예지한다는 것으로 '트렌드 읽기'를 의미한다.

재테크는 트렌드다.

환경 변화를 읽고 발빠르게 투자 전략을 세우느냐 여부가 성패를 가른다.

CNN머니는 최근 '미래 재테크를 위한 5가지 전망'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미래의 투자와 재테크 전략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증시 부동산 쇼핑 일자리 등의 큰 흐름을 짚어봤다.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이자 세계적인 투자회사 뱅가드그룹 회장인 존 보글은 갈수록 세계 증시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2042년께면 다우지수는 70,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며 "이는 현재의 구매력으로 환산하면 28,000포인트 정도로 현재 다우지수의 2배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50%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 증시의 비중이 2042년께면 25%로 반토막이 날 것으로 추정했다.

대신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의 증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 세계 증시에서 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선진국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글로벌화를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또 금융회사들은 갈수록 수수료 인하 압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지금도 이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현명한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운 펀드들이 번성할 것이며,기업들도 갈수록 회사의 정보를 훨씬 더 많이 제공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미국 부동산계의 최고 전문가로 통하는 컬럼비아대학 부동산학과의 크리스 메이어 교수는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질수록 전 세계적으로 입지가 좋은 곳의 부동산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컨대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욕 보스턴 등과 같이 교육·문화 환경이 좋은 곳은 갈수록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며 이 같은 '슈퍼스타 도시'들은 약 35년이 지나면 더 이상 부동산 매물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시장의 또 다른 흐름은 부동산의 글로벌화와 이에 따른 신흥시장 자금의 선진국 유입이다.

이머징마켓의 신흥 부자들이 돈을 싸들고 선진국으로 들어와 환경이 좋은 곳의 부동산 투자를 늘릴 것이며 결국 부동산 시장도 국경 없는 경쟁이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전 세계적으로 노령화가 가속화하면서 퇴직 후에 삶을 즐길 만한 휴양지의 인기도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지가 관심을 꾸준히 받을 것이며,멕시코 남부나 카리브해 휴양지 등도 주목되는 곳으로 꼽혔다.



러시아워 회식 통근버스….미래엔 사라질 단어들이다.

일을 하기 위해 특정한 물리적 공간으로 이동해야 하는 일이 없어진다.

집안에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한다.

여행을 하거나 그림을 감상하면서도 직장 일을 볼 수 있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게 출근 도장을 찍는 일이다.

업무 시간도 알아서 조정한다.

새벽에 일을 하든,점심시간에 작업을 하든 상관이 없다.

근무 평가는 회사에서 보낸 시간이 아니라 철저하게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다.

회의나 워크숍 등도 가상 공간에서 열린다.

상사가 꾸지람을 하면 인터넷 속의 '디지털 분신(아바타)'이 '예의상' 고개를 숙인다.

직장 동료 개념도 사라진다.

특정한 프로젝트에 따라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모였다 흩어질 뿐이다.

이렇다 보니 한 사람이 일생 동안 평균 10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 게 보편화한다.

'퇴직'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retire'에서 'rewire(접속을 바꾸는 것)'로 바뀐다.

다른 곳의 인터넷 서버로 접속하는 게 곧 직장을 옮기는 것이다.

자주 직장을 옮겨 다니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연봉 계약을 대신 해주는 브로커도 신종 직업으로 부상한다.

목이 말라 냉장고 문을 열었다.

마실 만한 음료가 하나도 없다.

마누라를 다그친다.

"집안 살림을 어떻게 하는 거야!" 앞으로 10년만 지나면 이런 일은 '전래 동화' 속에서나 나오게 된다.

냉장고가 '겁나게' 똑똑해지기 때문이다.

콜라가 떨어지거나 밑반찬이 바닥나는 일은 없다.

모자라기 전에 냉장고가 알아서 주문을 한다.

나머지 물건도 온라인을 통해 대부분 조달한다.

결제는 고객의 피부에 이식된 칩을 통해 이뤄진다.

지갑은 물론 사이버머니도 옛 이야기다.

그렇다고 '쇼핑'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유기농 농산물을 파는 가게도 거리 한 구석을 차지할 것이다.

명품 구두가게의 네온사인도 여전히 거리를 밝힌다.

다만 지금은 고객들이 대부분 '필요'에 의해 쇼핑을 하지만 미래엔 순수하게 '재미로만' 쇼핑을 한다.

제품의 내구성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지기 때문에 못쓰게 돼 새로 사는 일은 크게 줄어든다.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져 함부로 물건을 내다 버리지도 못한다.

이로 인해 상거래 규모는 대폭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대신 '중고품 매매시장'이 온라인에서 급성장할 것이다.

미국 중산층이 5년 안에 은퇴할 경우 매년 2만5000달러(2300만원)의 국민연금과 의료보호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35년 후에 은퇴한다면? 이런 사회보장 혜택은 빨리 잊는 게 좋다.

국민연금은 오는 2042년이면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건강보험은 이보다 빠른 2019년께면 고갈될 전망이다.

사회안전망의 근간인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이 실제로 이 시기에 고갈되도록 정부가 방치하지는 않겠지만 수급 혜택은 현저히 축소될 것이 확실하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실제로 체감하는 혜택은 보잘것 없어질 수도 있다.

노후는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노후 보장 문제에 관한 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기금 고갈로 사회보장 제도의 역할이 갈수록 축소되면서 민영 건강보험 등 사적 보장의 역할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적 보장의 특성상 많이 버는 사람에겐 많은 혜택이,적게 버는 사람에겐 적은 혜택이 돌아가게 마련이다.

저소득층 소득은 매년 3% 늘어나는 데 비해 민영 건강보험료는 매년 5~15%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노후에 공적 사회보장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적 보장제도에도 가입못하는 '사각 지대'에 놓일 전망이다.

안재석/안정락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