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노벨상은 하버드대학 과학 유머잡지 AIR(The Annals of Improbable Research) 발행인인 마크 에이브러햄스에 의해 1991년 제정된 것으로'재연할 수도 없고 재연돼서도 안 되는' 연구를 대상으로 시상한다.
수상작은 모두 전문 학술지에 실린 것들로 처음에는 웃음을 자아내지만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준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논문 심사와 시상은 진짜 노벨상 수상자들이 맡는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끈 수상작은 일본 국제의료센터 야마모토 마유의 초식동물의 배설물을 이용한 바닐라 에센스 주재료 '바닐린' 합성 연구다. 그는 소 염소 말 팬더 등 초식동물의 배설물을 이용해 '바닐린' 합성에 성공했지만 저렴한 가격에도 대다수 기업들이 기피하면서 상품화에 실패했다.
이그노벨 의학상은 칼 삼키기 묘기를 보이는 사람들이 '인후염'과 유사한 증상의 '검도염' 등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브라이언 위트콤 영국 글로스터셔 국립의료원(NHS Trust) 방사선학자와 미국 '국제칼삼키기묘기자연합(SSAI)'의 댄 메이어에게 돌아갔다.
올해 처음으로 수여된 항공상은 햄스터 실험을 통해 비아그라가 시차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디에고 골롬벡과 퍼트리샤 아고스티노가 받았다.
미 공군 라이트연구소도 최음제로 적군 병사들의 동성애를 유발해 규율과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게이 폭탄' 개발 계획을 추진한 성과로 평화상을 안았다.
이 밖에도 그릇 바닥이 보이지 않을 경우 평소보다 73%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게 된다는 비만 관련 연구 이론을 발표한 코넬대의 브라이언 완싱크 교수가 영양학상을 받았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