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오는 14일 '와인 데이(wine day)'를 앞두고 와인 마케팅에 나섰다.

'와인 데이'는 처음 일본 백화점이 이날로 정했지만 꼬박 지키는 건 한국 백화점들뿐으로,상술(商術)의 발로다.

백화점들은 매달 14일을 '~데이'로 정해 행사를 갖는다.

2월14일을 '발렌타인 데이',3월14일은 '화이트 데이'로 정해 초콜릿과 사탕 판촉전을 펼치는 식이다.

하지만 굳이 10월에 '와인 데이'를 정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 와인대국들의 포도 수확기가 10월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이맘때면 각종 와인 마케팅으로 떠들썩해진다.

한국의 백화점들도 최근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와인시장을 겨냥,초보자에서부터 마니아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층을 충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들을 내놓고 할인 판매전과 각종 강좌 등을 마련했다.

포도 송이를 으깨 직접 와인을 만들어 볼 수도 있고,역사 속에 등장했거나 유명인들이 마셔 잘 알려진 수백만원짜리 와인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벤트도 있다.

10만원을 웃도는 고가 와인을 최대 40% 싼값에 살 수 있는 행사도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나도 명품 와인 만들어볼까?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13,14일 '나만의 와인 만들기 체험강좌'를 선보인다.

5000원만 내면 선착순 80명에 한해 포도 송이를 직접 으깨 와인을 만들어 볼 수 있게 해준다.

최종 완성된 와인은 라벨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수강생에게 돌려준다.

최자인 강사는 "25만원 선이면 와인을 일반 가정에서도 직접 만들 수 있다"며 "생수를 사용하고 방부제 등 각종 첨가물을 덜 넣기 때문에 몸에도 좋고 맛은 2만원대 수준은 되는 와인을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라벨로 간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포도원액과 효모,찌꺼기를 거르는 키토산,오크향을 내는 오크칩이 포함된 와인 제조 세트가 20만원 선이고 숙성을 위한 유리 항아리는 5만5000원가량"이라고 소개했다.

와인을 만드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포도를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빼고 줄기를 제거하고 손이나 발로 알갱이들을 터뜨린 다음,설탕을 첨가해 원액을 준비한다.

설탕은 원액 10ℓ당 1㎏ 정도면 적당하다.

여기에 아황산염 3g가량을 첨가해 미생물을 살균하고 5시간 정도 뒤에 효모를 따뜻한 물에 풀어 원액 표면에 뿌려 주면 1차 발효가 시작된다.

이때 하루에 두세 번씩 껍질이 원액에 잠길 수 있도록 눌러 줘야 한다.

1차 발효는 1주일 정도 걸린다.

1주일 뒤엔 압착을 통해 껍질과 씨를 분리해 내는데 거름망 같은 것을 이용하면 된다.

포도 원액이 완전히 알코올로 전환되는 2차 발효 및 와인 본연의 맛을 내기 위한 숙성은 밀폐된 유리병에 잘 보관하기만 하면 된다.

최 강사는 "이번 강좌는 와인 원액 준비 및 1차 발효 과정 직전까지만 이뤄진다"고 말했다.

◆최대 66% 파격 할인!

와인 행사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평소 비싼값 때문에 망설였던 와인을 싼값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중에서 유일하게 와인을 직접 매입,판매하는 곳답게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한 단독 행사를 여럿 준비했다.

수도권 13개점은 3∼14일 '캔달잭슨 그랑 리저브 2004'를 66% 할인한 6만원에,'샤토 카망삭 1999'는 42% 깎아 7만원에 판매한다.

스위트 와인 중에서 지난해 롯데백화점 매출 1위를 차지한 '빌라M'도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빌라M 2006','빌라M 로소 2006'과 100㎖짜리 영양 크림(르네 휘테르 카리테 콩상트레)이 포함된 세트를 6만9000원에 내놨다.

소공동 본점 50세트를 포함해 수도권점에서 총 300세트만 한정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12∼14일 수도권 전점에서 1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와인 8종을 40% 싼값에 판매한다.

정상가 19만3000원의 '샤토 라플레르 페트뤼스'를 11만5000원,18만3000원짜리인 '샤토 라투르 포므롤'을 11만원에 내놓는다.

단 각 종류별로 10병만 한정 판매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