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참가했던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북한에서 마이크로 크레딧(소액신용대출) 사업을 벌이는 방안에 대해 (북측에)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5일 하나금융공익재단이 경기 남양주에 짓는 노인요양시설 '하나실버카운티' 기공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마이크로 크레딧이란 저소득 계층에 저리의 창업자금을 무담보로 대출해주는 사업이다.

김 회장은 "북한에서 2001년부터 일부 사적 소유가 인정되면서 집단농장 수확물의 40%는 인센티브로 개인에게 나눠주고 있다"며 "이게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글라데시의 그라민뱅크가 시행하고 있는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1인당 50~100달러를 지원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며 "하지만 북한에서라면 그 돈으로 얼음보숭이(아이스크림)이라도 팔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사례도 거론했다.

북한에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 수요가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에 매대(포장마차)가 있는 것을 보면 자영업을 허용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수요가 충분하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북한에서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을 할 수 있는지 법적·제도적 문제를 검토해봐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 회장은 또 북한 주민들에게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북측과 논의했다.

한편 이날 착공한 노인 전문 요양시설인 '하나 실버카운티'는 내년 말까지 완공된다.

고려대 간호대학과 제휴한 이 요양시설에는 100여명의 노인들이 입주하며,운영 실비만 받고 전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