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도,생소한 코스도 정상급 선수에게는 큰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지난 화요일 오전에 방한해 고작 48시간 뒤에 경기에 임한 남자골프 세계랭킹 12위 비제이 싱(44·피지)의 진가는 라운드를 더할수록 빛나고 있다.

싱은 5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에서 속개된 한국오픈 골프대회 2라운드에서 단숨에 단독 1위로 치고 올라갔다.

첫날은 1타차 2위였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 김경태(21·신한은행)와 함께 플레이를 한 싱은 이날 두 선수가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퇴보한 사이 2타나 줄였다.

초반인 데다 코스 파악이 완전하게 되지 않아서 그런지 보수적으로 플레이를 하는 모습이었는 데도 버디 3개(1,2,17번홀)를 잡고 보기는 9번홀(파4)에서 단 1개 범했다.

합계 7언더파 135타(66·69)로 2위권을 3타차로 따돌렸다.

싱은 드라이버샷 거리가 양용은과 비슷했지만,평균폭이 25야드에 불과한 페어웨이를 지키기 위해 클럽 선택에서 운용의 묘를 살렸다.

볼이 벙커에 빠져도 파를 잡아냈고,1m 안팎의 까다로운 파세이브 퍼트도 거의 집어넣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 언젠가 드러나게 마련이듯,미국 PGA투어 통산 31승의 관록은 숨길 수 없었다.

첫날 단독 1위 양용은은 1라운드보다 무려 10타나 더 치는 롤러코스트 스코어를 낸 끝에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양용은은 이날 버디는 2개 잡은 반면,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며 4타나 잃었다.

이날 4오버파,2라운드합계 2언더파 140타(65·75)로 공동 6위권이다.

주목할 선수는 김경태.김경태는 이날 버디와 보기 3개씩으로 이븐파에 그쳤지만,세계적 선수와 이틀 연속 맞대결에서 주눅들지 않고 선두권을 유지했다.

합계 4언더파 138타(67·71)로 강경남(24) 김상기(23·이상 삼화저축은행) 등과 함께 공동 2위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