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트라우브 < 전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견해를 달리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공동선언에 종전선언 내용을 담는 데 동의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평화 선언을 전혀 검토하지 않았으며,북한이 핵폐기를 완수한 이후에야 평화협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결국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핵폐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실패해 북핵 6자회담과 북한의 비핵화 전망에 타격을 주었다.

두 정상 간 남북경협 합의 이행도 6자회담에 기여할 것인지 아니면 이탈할 것인지에 따라 판단할 문제다.

남북정상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수시로 만나는 것은 중요하지만,정상 간 회동을 위한 사전준비가 거의 돼 있지 않아 결과적으로 공허한 공동선언(vague joint statement) 같은 느낌을 줬다.

차병석=도쿄 특파원/연합뉴스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