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최대 은행인 ABN암로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 7개월간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컨소시엄과 경합해온 영국의 바클레이스 은행이 5일(현지시간) 패배를 시인하고 응찰을 철회했다.

이로써 ABN암로는 사실상 RBS 컨소시엄이 인수하게 됐으며,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기관 간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ABN암로 인수전은 지난 7월 말까지만 해도 바클레이스에 넘어가는 듯했으나 RBS가 벨기에 포르티스,스페인 산탄데르 등 2개 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더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날까지 바클레이스는 675억유로(약 87조5000억원)에 ABN암로를 인수하고 37%를 현금으로 지불하겠다는 안을 내놓은 반면 RBS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인수 금액 711억유로(약 92조원)에 현금 지불 비중 37%를 제안하는 등 더욱 매력적인 인수 가격을 제시했다.

이는 금융기관 간 M&A 규모로는 역대 최고 금액이다.

바클레이스 측은 상황을 역전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패배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RBS 컨소시엄이 ABN암로를 최종 인수하게 되면 RBS가 △아시아 은행 업무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를 제외한 유럽 지역 은행 업무 △도매 및 기업 금융 등을 전담하고,포르티스는 △네덜란드 소매 금융 △전 세계의 개인 고객 및 자산 관리를,또 산탄데르는 △중남미 지역 은행 업무 △국제 은행 및 소비 금융 업무 등를 맡는 등 주요 업무를 분장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RBS가 주도하는 유럽 3개국 은행 컨소시엄은 ABN암로 인수에 따른 잠재적인 수익뿐 아니라 위험성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다소 신중해야 할 것임을 지적했다.

영국계 RBS는 지난해 말 자본 기준으로 세계 7위,네덜란드계 ABN암로는 15위를 기록하고 있어 이번 M&A 성사는 세계 금융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