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후보가 5일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인제 후보 측에 '동원경선' 의혹을 제기하며 경선 일정 불참을 선언한 지 6일 만이다.

조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향후 거취를 놓고 이런저런 방향을 고민했으나 접기로 했다"며 "6일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캠프 참모진과 가진 대책회의에서도 "현재 민주당 경선은 평소 나의 원칙과 소신에 맞지 않는다"며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당이 시정조치를 안 한다고 하면 차라리 내가 조용히 물러나는 게 정답인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후보 측은 후보직 사퇴 배경에 대해 "동원선거 논란,선거인단 대량 누락 및 명부 도용 사건까지 벌어졌는데도 중앙당에서 특단의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조 후보가 크게 실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 측은 한때 이 후보의 탈법선거 의혹과 관련해 검찰고발 등 법적 대응을 한 뒤 선거운동을 재개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그러나 조 후보는 중앙당에서 근본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법적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최종 판단,후보직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의 사퇴에 따라 막바지에 이른 민주당 경선은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 제기가 불가피한 데다 이 후보를 둘러싼 동원경선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장상 후보 역시 경선 일정 불참을 고수하고 있고 김민석 신국환 후보도 지도부의 태도에 불만을 보이고 있어 연이은 후보 사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