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2000 시대 안착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2000 시대를 처음 열었던 올 7월에 비해 수급이나 벨류에이션이 좋아 안착할 것이라는 시각과 아직까지 복병이 많아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팽팽하다.

하지만 뉴욕 월가에서는 왜 현 시점에서 이런 논쟁이 일고 있는지와 이 같은 논쟁이 있을 때마다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에 더 무게가 실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월가에서는 한국 증시의 여건이 좋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 경제연구기관들은 한국 경제가 올해보다 내년에 더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 진정 이후로 미국과 세계경기가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는 쪽으로 기울어지는 점도 한국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코스피지수 2000을 처음 돌파했던 7월에는 한국 기업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4배였지만 기업 이익 증가로 최근에는 12배 정도로 낮아져 고평가 논란이 심한 중국 인도를 비롯한 다른 신흥시장에 비해 불리할 게 없다는 것이다.

내년에 신정부가 출범하는 것도 한국 증시를 좋게 보는 요인이다.

한국처럼 대통령 임기가 5년 단임제를 채택한 국가에서는 출범 초기 경기와 증시에 우호적인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5년 단임제를 채택한 이후 신정부 출범 2년까지는 주식,남은 2년 동안은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이 높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한국 증시의 복병으로 꼽는 악재를 보는 시각도 다르다.

최대 복병인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우려는 '할인 마트 효과(sale market effect)'로 그렇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미국과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고유가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됐던 지난해 하반기 이후 2%대에서 비교적 오랫동안 안정세를 유지해왔다.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으며 설사 콜금리를 올리더라도 한국 증시에는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최근처럼 선진국들이 금리를 동결 내지는 내리는 상황에서 과잉 유동성만을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올릴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진단이다.

설령 콜금리를 올린다 하더라도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효과보다 선진국과의 금리 역전에 따른 외자 유입으로 시중 유동성을 늘리는 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원화 강세(환율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수출시장이 미국보다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로 다변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6자회담과 남북 정상회담도 지정학적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지 않느냐고 기대하는 눈치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