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문의 여전…시기 저울질

"투자목적땐 5년이상 묻어둬야"

미국 최대 한인 부동산업체인 뉴스타부동산의 안상모 뉴욕지구 대표는 오는 11월 서울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3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다.

"비록 미국 주택경기가 얼어붙으면서 한국의 미 부동산 투자는 주춤해졌지만 관심은 여전하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그렇다.

지난 8월 중 한국에서 해외부동산을 구입한 실적은 195건,8900만달러를 기록했다.

7월에 비해 건수로는 27.2%,금액으로는 20.5% 감소했다.

지난 3월 해외부동산 투자 한도가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로 확대된 이후 처음으로 월별 기준 투자금액이 1억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갈수록 고조되던 해외부동산 투자 열기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으로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그렇지만 미 부동산 관계자들에게 걸려오는 한국인들의 투자 문의는 여전하다.

비록 당장 투자 실행을 하지는 못하지만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과연 미국의 주택을 언제 사는 게 가장 좋은지다.

집값이 떨어질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자녀 유학 등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들은 지금이라도 집을 사는 게 낫다고 권한다.

다만 투자 목적인 경우 충분한 여유자금을 갖고 5년 정도 장기 투자할 마음을 먹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럼 지금 당장 미국에서 집을 살 경우 얼마가 필요한지 계산해 보자.학군이 좋아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북부 지역에서 침실이 3개 있는 단독주택을 사려면 지금도 70만달러를 줘야 한다.

이 집을 최대한 모기지를 받아 산다고 해도 외국인의 경우 규정상 대출 한도는 최대 70%다.

따라서 아무리 대출을 많이 받는다고 해도 30%인 21만달러는 자기 돈이 있어야 한다.

나머지 49만달러를 30년 만기 고정금리로 빌린다고 가정하자.현재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연 6.5% 수준.30년 동안 균등하게 원리금을 분할해 내는 방식이다.

그런데 대출금액이 49만달러로 많아지면 금리가 1.0%포인트가량 비싸다.

점보론(41만7000달러 이상)이라고 해서 규모가 큰 대출의 금리가 더 비싸진 때문이다.

따라서 연 7.5%의 금리를 적용하면 매달 3060달러가량을 내야 한다.

재산세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연간 1만달러 정도다.

월별로 따지면 830달러.여기에 유지비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 매달 4000달러는 부담해야 한다.

이 집을 사서 월세를 놓을 경우 3500~4000달러를 렌트로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얼핏 보면 21만달러만 있으면 집을 사두어도 될 것 같다.

그렇지만 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매달 일정액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만일 모기지 금액을 집값의 60%인 42만달러로 줄이면 추가 부담이 거의 없다.

지금처럼 주택경기가 좋지 않을 때 여유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미국 주택경기가 언제 살아날지 현재로선 예측불허라는 점이다.

올해가 바닥이라는 전망은 어느새 '내년 바닥론'으로 옮겨 가더니만 지금은 '2009년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투자 목적이라면 5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안상모 대표는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의 경우 집을 사서 묻어둔다는 장기적 관점에 충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