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툭하면 번복 … "시설투자ㆍ경영권 매매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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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의 신규 시설투자 계획과 경영권 매매계약이 번복되는 사례가 잦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일부 기업은 수개월째 사업 진척 상황을 알리지 않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공시해 원성을 사고 있다.
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관리종목인 청람디지탈은 지난 주말 65억원 규모 바이오디젤 설비투자 계획을 백지화했다.
회사 측은 "계약 상대방인 퓨렉스에너지가 공사 규모액에 해당하는 담보물을 제시하지 않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투자 결정 후 9개월 동안 사실상 사업 진척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앞서 인디시스템은 지난해 6월 223억원을 투자키로 한 태양광 발전사업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혀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 회사는 전력 단가 인하를 이유로 1년 넘게 투자를 지연해왔으나 그동안 이 같은 진행 상황을 전혀 공시하지 않았다.
시큐리티코리아도 차입금 대신 계역사인 쎄라텍의 지분을 넘기려던 계획이 법원의 주식처분 가처분금지 결정으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경영권 매매계약 해지도 최근 한 달 새 5건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모라리소스는 지난달 20일 최대주주인 모델라인엔터테인먼트가 지난 3월 우림홀딩스에 매각키로 한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해지하고,대신 모라리소스 2대 주주이자 등기임원인 여상민 이사에게 지분 36.32%를 매각한다는 공시를 같은 날 발표했다.
여 이사가 모델라인의 대표이자 최대주주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계약은 기존 여 이사-모델라인-모라리소스로 이어진 지배구조가 여 이사가 직접 모라리소스를 지배하는 형태로 바뀐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내부자 간 경영권 변경은 모라리소스 재매각을 위한 수순이라는 지적이다.
이 밖에 에이치비엔터테인먼트는 계약 상대방의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마스타테크론은 경영상황 변화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김용균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양도와 대규모 신규 투자는 매매 기준을 판단하는 척도일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며 "경영권 변경이 잦거나 무리하게 사업을 확대하는 업체에 대한 투자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