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2012년 엑스포(세계박람회)의 여수 유치를 위해 '전세기 외교 활동'을 벌인다.

정 회장은 8일 낮 인천공항을 통해 파리로 출국,여수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유럽 3개국 방문길에 오른다.

지난 8월22일 여수엑스포유치위원회 명예위원장에 위촉된 뒤 처음 나서는 해외 유치 활동이다.

현대차에서 여수엑스포 유치총괄담당을 맡고 있는 최한영 상용차담당 사장과 김용환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 등 현대·기아차의 엑스포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팀(TFT)도 총출동한다.

정 회장은 파리에서 유럽 지역 해외법인장과 대리점 사장들을 모두 불러모아 엑스포 유치 지원에 총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또 엑스포 유치위원회와 함께 파리에서 각국의 세계박람회기구(BIE) 관련 인사 및 대표들을 초청해 협조를 요청하는 행사를 갖는다.

이어 파리에서 전세기를 빌려 체코와 슬로바키아를 방문,현지 고위 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여수엑스포 유치 지원을 부탁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막바지로 접어든 엑스포 유치 활동 시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이번 방문길에 전세기를 이용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최근 i30과 씨드를 앞세워 유럽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판매 상황과 전략 등을 살피며 현장경영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북한을 다녀오자마자 곧바로 유럽 출장에 나서는 것은 2012년 엑스포 개최지 결정일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막판 총력전을 펼치기 위한 것"이라며 "유치전의 판세를 좌우할 유럽 국가들에 집중적으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세계박람회 사무국이 있는 파리에 전담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정 회장은 유럽 방문 이후 22~23일께 다시 중남미와 캐나다 방문길에 오른다.

역시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벌이기 위해서다.

귀국길에는 미국 판매법인(HMA)이 있는 로스앤젤레스(LA)에 들러 판매 현황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다음 달 24일께 다시 파리로 날아가 엑스포 유치를 위한 최종 득표전을 벌인 뒤 26~27일 BIE 총회에 참석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엑스포 유치 활동 대장정'을 마친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4∼5월 유럽의 슬로바키아·체코·터키,남미의 브라질 등 2개 대륙 4개 국가를 방문해 각국의 총리와 상원의장 등을 만나 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했다.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엑스포 개최지 결정일까지 남은 50일의 기간 중 보름 정도를 해외에서 보내게 된다"며 "이미 사흘간의 방북 일정까지 소화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달과 다음 달이 취임 이후 가장 바쁜 나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