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 7월말에 이어 지난 2일 2000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2000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작용하며 2000선을 내줬다.

증시 전문가들은 8일 코스피지수의 2000선 안착 가능성이 지난 7월말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보다 더욱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주식시장이 2000을 돌파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지난 7월말 2000 돌파 시기에 비해서 펀더멘털 및 수급여건이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코스피지수는 2000에 안착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지난 4일 현재 MSCI KOREA 기준 12개월 예상 P/E는 12.9배로, 지난 7월 25일의 13.7배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기업의 이익전망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머징 아시아 및 전세계 시장 대비 한국 주식시장의 상대 PER은 각각 0.81배, 0.90배를 기록하며 지난 7월 0.88배, 0.93배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PS전망치에 대한 상향 조정비율 역시 한국이 글로벌 주식시장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어 이익모멘텀도 비교우위에 있다.

대우증권이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 MSCI KOREA 12개월 선행 PER을 계산한 결과도 비슷한 것으로 나왔다. PER은 12.3배 수준으로, 주가는 지난 7월과 같은 수준이지만 밸류에이션은 8% 정도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다른 경쟁 국가에 비해 국내 기업에 대한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주요 아시아 신흥 증시의 이익 조정 비율(ERR, Earnings Revision Ratio)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한국뿐"이라고 진단했다.

수급측면에서도 상황이 호전됐다. 지난 7월 말에는 외국인이 주식을 집중 매도하는 가운데 연이은 신고가 돌파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과열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연기금과 투신권이 풍부한 주식자금을 바탕으로 안정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고 외국인 매도 규모 약화되고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비교적 차분한 상황이 유지되는 가운데 외국인 연계 자금 역시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지역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2000 안착 가능성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의 방향성보다는 종목별 투자매력에 주목할 때"라며 "9일 LG필립스LCD의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GS건설(10일), 신세계(11일), 삼성전자, LG석유화학(12일) 등 주요기업의 3/4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당연히 실적 결과 및 전망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애널리스트도 "투자 전략은 기존의 매수 관점을 유지하고 펀드환매도 아직 고려할 시점이 아니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한편 우리투자증권 분석에 의하면 이번 시즌에는 업종별로는 소재(화학)업종, 산업재(조선, 자본재), 금융(은행, 보험, 증권), 경기관련소비재(자동차/부품), IT(IT하드웨어)의 이익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