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마켓의 왕성한 투자 수요 확대를 누리는 종목이 유리하다.'

한국투자증권은 8일 시장을 이끄는 중심추는 이머징 마켓에 있다며 이머징 마켓의 왕성한 투자 수요 확대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조선, 철강, 기계, 해운 업종 중심으로 투자해야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증시의 동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에 이어 지난주 말 러시아 증시가 전 고점을 넘어섬으로써 BRICs 국가들이 모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게 됐다. 미국도 시장 컨센서스보다 양호하게 발표된 고용지표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는 데, 특히 S&P500지수가 2000년 3월에 기록됐던 전 고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마켓에서 시작된 글로벌 증시의 강세가 선진국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최근 나타나고 있는 선진국 증시의 강세 역시 역내 경기 호조 등 독자적인 상승 논리보다는 이머징 마켓의 호황에 기대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산업재 섹터의 두드러진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증권에 따르면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 30개 중 최근 3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종목은 모두 7개에 불과하다. 산업재가 4개, 필수 소비재와 경기 소비재, 에너지 섹터에 속하는 기업이 각각 1개씩이다.

7개 종목들은 대체로 미국 내 매출 비중이 낮다. 다우 편입 30개 종목의 평균 미국 내 매출 비율은 56.1%인데, 사상 최고가 기록 종목 7개중 5개의 미국 내 매출 비중은 이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미국 이외 지역의 수요에 많이 의존하는 기업일수록 장기적으로 양호한 주가 추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다우 지수 편입 종목들의 2007년 주가 상승률을 살펴봐도 비슷한 결론이 도출된다"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주가가 강했다고 전했다.

수익률 상위 10 대 종목의 미국 내 매출 비중은 46%, 수익률 상위 11~20위 종목의 미국 내 매출 비중은 평균 58%였고, 하위 10대 종목은 63%대에 달했다. 미국보다는 미국 이외 지역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이 강했던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머징 마켓의 경기 호조가 다국적 기업을 매개로 미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역시 산업재와 소재 섹터가 양호하다"며 "선진국의 소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IT 보다는 이머징 마켓의 왕성한 투자 수요 확대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조선, 철강, 기계, 해운 업종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이 향후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